3학년 커리큘럼

준비가 거의 다 됐습니다. 이제 작가처럼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출전 직전에, 너무 전문적이라 함부로 다루기 어려웠던 소재들까지 총알 채워주듯 장전시켜 드립니다. 또는 1, 2학년 동안 많은 이론들을 섭렵했으니, 그것을 바탕으로 아예 웹소설 및 장르문학 비평가가 되는 것은 어떨까요? 웹소설 기획사와 계약을 했는데, 모르는 작가들과 협업을 하라는 경우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 말고도 1, 2학년 동안 수업을 들어보니, 작가보다는 아예 팔릴 만한 글을 보는 눈이 높아져서 편집자가 되거나 출판사를 차리는 게 더 적성이겠다 싶은 학생들도 나옵니다. 이 모든 것을 3학년에 대비합니다.

웹소설프로젝트 1, 2
현역 작가와 같은 주기로 웹소설을 창작하고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주 2-3회 단위로 수행하면서, 웹소설 작가로 데뷔한 이후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검토한다. 이를 통해 소재 연구와 연재 준비를 비롯하여 매일의 작업량을 계량하고 효율적으로 소화해내는 웹소설 작가로서의 연재 감각을 익힌다. 나아가 계약서 검토 및 마케팅, 플랫폼 업무, 기타 관련 행정에 대해 알아본다.

디지털 출판과 창업
완성된 글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과정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실습한다. 대중의 기호와 감각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적인 사고방식을 함양한다. 편집의 다양한 기술적 방법 및 실제들을 익히고 이를 실습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출판편집의 구체적인 대안들을 모색한다.

게임 스토리텔링 실습
게임 스토리텔링과 기획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웹소설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가져와 어떻게 게임에 맞게 구성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이를 위하여 캐릭터와 직업별 밸런스, 무기와 아이템의 연구, 세계관이 바탕이 된 스테이지 공간 디자인 개발, 세계관과 주요 설정이 반영된 게임 레벨 디자인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를 게임 기획에 적용해 본다.

장르문학을 위한 과학 스터디
현대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문학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과학 상식 및 이론에 대한 이해와 기술과 공학의 현황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교양은 흡입력 있는 웹소설의 바탕이 될 뿐 아니라, 세계관의 개연성을 담보하는 데에 있어 유리한 자산이 된다. 작가적 상상력으로 허용될 수 있는 과학의 기준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 대중서들을 읽으며, 용어나 가설의 변천사를 따라잡고, 나아가 창작의 소재로서의 과학을 탐구한다.

공동 창작 실습
웹소설 분야의 산업화가 심화되면서 앞으로는 작가 한 사람의 역량에 기대는 작품이 아닌, 에이전시와 플랫폼, 여러 작가들의 전략이 반영된 기획 작품이 생겨나고 공동창작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글작가와 일러스트작가와의 협업, PD와의 역할 분담, 공동창작을 위한 디지털 도구를 쓰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나아가 웹툰 전공 학생들과 함께 웹소설의 씬을 미장센으로 구성하여 일러스트를 그려서 작품 내에 배치하는 협업을 수행해 본다.

전쟁사와 군사학
동서양의 전쟁사를 연구하고, 각 전쟁에서 환경과 상황에 따른 전략과 전술을 알아본다. 또한 고대의 군대에서부터 세계대전 시대의 군대를 거처 현대의 군대를 조망함으로써, 전쟁사를 중심으로 본 역사 및 사회상을 이해하고 전쟁이 야기한 문화의 변화, 세계관의 차이 등을 파악하여 고급 창작의 바탕이 되도록 한다.

장르문학 비평
비평은 한 예술분야를 제도권 내에 유통시킬 담론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장르문학 비평에 대해서는 여전히 외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웹소설 산업이 빠르게 소모되고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작품의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도 필요하지만, 그것의 내적 의미를 발견하고 또한 사회와 연결 짓는 비평 행위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장르문학과 웹소설 자체에 특화된 비평론을 연구하고 관련된 글쓰기를 훈련한다.


그 외의 커리큘럼

만화웹툰전공과 공통으로 듣는 전공선택 과목들이 있습니다. [신화와 내러티브], [장르연구], [클래식음악과 서양문화사], [역사 속 캐릭터] 등이 그것입니다.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위 내용 쓰느라고 지쳐서 그런 거 아닙니다. 다 들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소재와 인풋의 중요성은 몇 번을 말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간혹 나오는 질문들

Q. 웹소설창작전공을 너무 급하게 만든 거 아닌가?
A. 교육부가 있는 한, 그럴 수가 없습니다. 1년 이전부터 준비하고, 산업체 설문을 받고, 교육개발보고서를 쓰고, 교육부에 신고하고, 승인받는 모든 절차를 거쳐 차근차근 준비된 것입니다.

Q. 왜 유튜브나 작가들 특강처럼 꿀팁은 안 가르쳐 주는가?
A. 우리 전공의 모든 교육과정은 대중문학 창작자의 정도를 걷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웹소설 세계 바깥에서도 써 먹을 수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웹소설에 특화된 실전 지식들이 필요하긴 합니다. 이러한 지식들은 본격적인 실전에 들어가는 2학년 때부터 수업 중에 알려줄 것이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웹소설 작가나 업체를 초청해 특강을 구성하여 보충합니다.

Q. 교수진에 웹소설 작가가 없다.
A. 그럴 리가요. 암암리에 본명을 숨기고 연재해서 여러분이 모르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