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콘텐츠스쿨의 졸업예정자들은 요즘 졸업작품 졸업 전시회(이하 졸전) 준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들 중 가장 치열하게 졸업을 준비하는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과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학사 학위 전공 심화)의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졸업준비위원회가 하는 일과 준비 중인 졸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심화전공 졸준위원장 인터뷰는 개인사정상 익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졸준위 위원장님들! 한창 졸업 행사 준비로 바쁘실 텐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CKMC 구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우정(이하 진) : 안녕하세요, 웹소설창작전공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 3학년 진우정입니다. CKMC 구독자분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익명이(이하 익) : 안녕하세요,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 ‘익명이’입니다.
Q. 이번 졸전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진 : 올해 웹소설창작전공 졸전의 콘셉트는 『창작 다방』입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카페에서 몸을 녹이며 휴식하는 것처럼, 졸업생들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카페에 다양한 메뉴가 있듯이, 각자 고유한 매력을 가진 졸업생들의 작품을 골라보실 수 있어요.
익 : 『환상우체국』입니다. 만화, 일러스트, 웹소설 등 갖은 이야깃거리가 편지로서 관객에게 도착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Q. 졸준위는 다재다능한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디자인부터 회계,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정말 바쁠 텐데요. 어떤 방식으로 업무하는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진 : 우선 위원장인 제가 항목별로 할 일의 목록을 정리한 다음 전체 일정을 구상합니다. 큰 범주로 나눈 다음 세부적인 일을 정하면 좋아요. 예를 들어 할 일들을 축사, 회계, 인테리어, 연감 등으로 나눈 뒤, 연감의 경우 언제까지 제작을 완성할 건지, 그 안에 들어갈 원고는 언제까지 받을지 결정하는 식입니다. 그다음 위원분들에게 할 일을 분담하고 실제 업무에 들어갑니다.
일정은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면 변경될 수 있기에, 저희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서로의 작업 현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작업물과 파일도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하고요.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기에 항상 소통하면서 오류가 있는지, 깜빡한 게 있는지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익 : 기본적으로 심화 졸준위 위원은 (1)서기 (2)디자인 (3)회계 (4)평의원의 직책 중 하나에 소속됩니다. (1)서기는 일주일마다 진행하는 정기회의 회의록과 공지사항, 투표 게시글을 작성합니다. (2)디자인 팀은 포스터, 리플렛, X 배너 등 오프라인 전시를 위한 인쇄물과 홍보 키트, 전시 도록을 작업하여 발주합니다. (3)회계는 통장관리와 지출 보고를 담당합니다. (4)평의원은 전시장, 업체 조사 등 다양한 업무에 폭넓게 투입됩니다.
한 분야에 업무가 과중하게 지워지면 자진하여 여러 소속을 겸하는 위원도 있습니다. 저는 위원장으로서 전시에 필요한 업무 일체를 리스트업하고 정해진 날짜에 필요한 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때로 업체를 응대하기도 하고요. 추가로 회계와 디자인 업무를 겸하고 있습니다.
Q. 온·오프라인 전시회와 연감을 준비하며 특히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요?
진 : 소중한 졸업 작품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전시의 경우 서점처럼 단체 전시를 진행하는 동시에 학생 스스로 작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개인 공간도 마련하였습니다. 소설은 읽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편히 앉아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도록 소파와 의자를 확보하고 배치하는 데 시간과 공을 들였어요.
익 : 올해 심화전공은 웹툰, 웹소설 전공이 하나로 묶여 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도 소외되지 않고 좋은 기분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전시를 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졸준위 활동과 졸업작품 작업을 동시에 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진 : 지도교수님 죄송합니다. 매번 변명만 하고…. 제 작업량이 기록된 구글 시트에는 피처럼 빨간색이 채워져 있습니다…. (작업을 안 했다는 뜻입니다) 아무래도 졸준위 일이 최우선이고, 전공 과제도 소홀히 할 수 없으니 작업이 계속 밀리게 되었어요. 마감이 다가오면 밤도 자주 샜어요. 사실 이번 주말에도 밤새야 할 거 같아요.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일하다 보면 글이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1학기 때는 졸작이 그렇게 하기 싫었는데 말이죠. 창작욕이 마구 샘솟아서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익 :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졸준위 지원하기 전, 학우들 대부분 졸업 작품 작업에 어려움이 있을까 우려를 많이 하시는데요. 졸준위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2학기부터입니다. 그 또한 협업이니, 본인 업무에만 충실하시고 나머지 시간에 졸업 작품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다른 위원들의 졸업 작품 진도를 파악하여 일정이 바쁘신 분께는 업무를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서기, 회계, 평의원 직책을 추천합니다. 인원이 많을수록 인당 업무량도 줄어드니 졸준위에 많은 지원 바랍니다. 뜻깊은 추억이 될 겁니다.
Q. 우리 학교 졸준위 만큼 민주적인 곳이 있을까, 싶은 정도로 모든 것을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콘셉트, 대표 이미지 등 여러 번의 투표를 하시면서, 의견을 모으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나요?
진 : 사실 저희는 큰 트러블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우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예… 끝입니다.
익 : 심화전공 재학생 대다수가 졸업 전시회 경험이 있으시고, 전체 인원이 45명 남짓이라 의견 수렴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이건 여담인데, 교수님들이 졸업 축사는 다 보내주셨나요?
진 : 거의 다 받았습니다! 마감이 코앞에 다가왔을 땐, 수업 시간에 직접 찾아가 독촉(?)했는데(죄송합니다), 다들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교수님들의 축사 덕분에 더욱 의미 있는 졸업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익 : ㅎㅎㅎ 교수님들께서 매우 바쁘신 줄 압니다. 시간을 내어 축사를 보내주신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현 졸업예정자들 대부분이 입학 후 코로나19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요. 지난 3년간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진 : 저는 원래 다른 공부를 했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 하나만으로 청강대에 입학했습니다. 대책 없이 진학한 것 치고는 3년간 잘 버텼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신입생 때 자취방을 청소하다가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지금이라도 집에 내려갈까?’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좋은 분들을 만나 학교생활을 성실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익 : 코로나19가 극성일 당시를 떠올려보면, 그때 기숙사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기숙사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무척 엄격한 통제를 했었는데요. 그 속에서도 친구들끼리 작게 생일 파티를 열기도 하고, 숙실 내·외부를 예쁘게 꾸미기도 했어요. 어려운 시기 속에서 반짝이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Q. 내년에 졸준위를 할 후배를 위해 ‘이 능력만은 꼭 갖추고 있으면 좋다!’라는 게 있다면?
진 : 여름방학 안에 졸업 심사 분량은 무조건 다 채워놓으세요. 퇴고까지 하면 더욱 좋고요. 2학기가 시작되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바쁩니다. 저는 한 달 가까이 졸작에 손을 못 댔습니다. 믿을 구석을 만들어 놓읍시다.
클립스튜디오와 포토샵을 다룰 수 있는 분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전문가 수준이 아니어도 됩니다. 기본 기능만 알아도 좋습니다. 작품 표지 파일을 받아서 확인하거나 편집할 때도 사용해야 하고, 굿즈 제작할 때도 필요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일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굿즈 디자인은 외주를 넣으면 되고 분량은 채우면 됩니다(마감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쓰게 되어있습니다. 진짜로요).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일 자체가 안 굴러가요.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요. 졸준위는 다른 위원들도, 교수님도, 졸업예정자분들도 모두 신뢰해야 합니다. 의견을 개진할 때도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하게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하셔야 합니다. 절대 공격적이면 안 돼요.
그리고 일이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어요. 아마 항상 변수가 생길 거예요. 거기에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익 : 현실과 타협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합니다. 졸업 전시에 투입되는 예산과 인력은 한정적입니다.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은 아이디어는 내려두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일 순위로 삼으세요. 심화전공 위원장/부위원장을 목표로 하신다면, 디자인 팀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포토샵이나 클립스튜디오를 숙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졸전이 끝나면 겨울방학입니다! 무엇을 하며 보낼 계획인가요? (무계획도 계획이죠!)
진 : 심화 과정에 지원할 예정이라 포트폴리오와 면접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거 같습니다. 마음 같아선 맛있는 걸 먹고 종일 누워 있고 싶지만(사실 저는 방학 때 누워만 있었답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바쁘게 지낼 거 같아요. 운동도 하고, SF, 판타지, 추리소설을 읽고 싶어요. 게임도 하고 싶고요. 입학한 뒤 3년간 구상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다음엔 어떤 작품을 집필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익 : 연재 준비를 해야 합니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밀린 인터넷 강의를 완강하고 싶습니다.
Q. 졸전에 오실 방문객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진 : 앞서 전시회장에 소파와 의자를 많이 배치했다고 했었는데,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다른 방문객과 작품에 관해 담소를 나누실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진짜 다방처럼요. 방문객께서 전시회를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만나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저희가 준비한 이야기들을 즐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익 : 심화전공 재학생이라면 모두 PD 직군 취업을 목표로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죠. 전공심화는 PD뿐 아니라 프리랜서 작가, 사업가, 교강사 등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학우들이 모여 잇습니다. 이번 심화전공 졸업 전시에도 무척 멋진 작품이 많습니다. 기대해주세요!
Q. 바쁜 와중에 인터뷰 응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진 : 인터뷰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익 : 감사합니다.
인터뷰·정리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