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PEOPLE] 웹소설창작전공 학생 작가들과의 인터뷰

만화콘텐츠스쿨엔 재학 중에 데뷔해 작가 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많다. 최근 작품을 런칭한 웹소설창작전공의 학생 작가 세 명의 인터뷰를 통해, 작가이자 학생으로서의 하루와 2024년도 웹소설창작전공 입시생을 위한 조언을 들어보자.

출처:카카오페이지

Q. 반갑습니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애너그램 반갑습니다. 웹소설창작전공 3학년 애너그램(필명)이라고 합니다.

금모루 안녕하세요. 웹소설창작전공 3학년 금모루(필명)라고 합니다!

연성운 안녕하세요, CKMC 독자 여러분! 저는 웹소설창작전공 1기 졸업생이자,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전공심화 학사과정)에 재학 중인 웹소설 작가 연성운(필명)입니다. <빙백신공 소방관>, <지존은 서울에 있다>에 이어, 차기작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강호의 어리고 경험 적은 풋내기로 살고 있습니다.

Q. 작품 런칭 축하드립니다! 작품 소개(를 가장한 자랑) 해주세요.

애너그램 탑등반물과 네크로맨서물을 결합한 작품인 웹소설 <네크로맨서는 탑이 너무 쉽다>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지난 7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금모루 저는 올해 9월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 <미연시에서 쿨워터 향이 난다>를 ‘기다리면 무료’로 런칭했습니다! 주인공 ‘차기현’이 피곤한 재수 생활에 절어 있다가 망겜 ‘두근두근♡ 청춘 밴드부 ~이 song을 너에게~’를 플레이하고, 미연시 세상 속 친구들과 새 인생을 살게 되는 청춘BL입니다.

연성운 무협 웹소설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는 지난 6월부터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입니다. 마교 최강의 사내였던 주인공이 교주에게 배신당하고 죽은 뒤, 환생하여 복수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복수를 꿈꿀 수도 없는 환경에서부터 일어선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만의 특별한 이능이 있고 그것을 활용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주인공과 적대자들 사이의 두뇌 싸움의 재미가 있다는 점이 강점이자 차별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웃음)

Q. 작품 반응은 어떠한가요?

애너그램 첫 작품인걸 감안해, 딱 예상한 정도보다 살짝 못한 정도의 성적인 것 같습니다.

금모루 개그물에 치중된 로코답게 ‘웃기다!’는 평이 제일 많습니다. 사실 ‘나한테만 웃긴 거면 어떡하나, 이건 선을 좀 넘은 개그로 느껴지면 어떡하지’라며 개그에 관해 자기검열이 심한 편이었는데요. 제가 키득거리면서 쓴 부분을 독자님들도 다행히 킬링 포인트라고 댓글로 말씀 주시더라고요! 독자님들께 유쾌함을 선사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연성운 카카오페이지 무협 탭 배너 프로모션을 받고 초반에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만, 제 글이 여전히 부족하여 독자님께 지속적인 선택을 받지는 못한 듯합니다. (웃음) 아무래도 제가 지향하는 작품의 방향성에 비해, 아직 내공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출처:카카오페이지

Q.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애너그램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은 소재이고, 마침 재밌게 읽은 작품 대부분이 탑등반물 소재였습니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능력이자 트렌드이기도 한 네크로맨서 소재를 결합했습니다.

금모루 2학년 때 수강한 ‘웹소설창작실습(이하 웹창실)’ 수업 과제물로 구상한 이야기였어요. 당시 과제 외로 쓰던 작품은 잔잔하고 서정적인 로맨스였습니다. 과제용으로는 머리를 환기할 겸 분위기가 전혀 다른 소설을 쓰자고 생각했어요. ‘웹창실’ 수업 목표가 도입부 5화 원고를 쓰는 거라, 저도 힘을 빼고 즐겁게 쓰고 싶었고요. ‘이 장면엔 이렇게 연출하면 재미있겠다’, ‘이런 대사 넣으면 기대되겠다’라는 오락성의 감각만 따라가며 썼습니다. 그러다 기획서를 구체적으로 빌드업하게 되었고요.

영화 <어쩌다 로맨스>와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좋은 참고가 되었어요. 제가 그런 개그 코드를 좋아하거든요. 오글거리는 클리셰에 애정과 유쾌함을 첨가한 이야기 말이에요!

그리고 청춘 하면 동아리 활동이고, ‘특히 K-청춘물이라면 청량한 밴드부가 좋지 않을까!’ 해서 밴드부 소재를 쓰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물을 정말 좋아해요!

연성운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는 구상하고 초고를 작업할 때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과정을 말씀드리자면, 첫째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여러 개 늘어놓은 후 대상 독자를 설정하고 기획서만 뽑습니다. 둘째로, 최대한 내가 잘 쓸 수 있는 작품, 그리고 시장성이 있는 글을 선정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입시생들은 기획서 작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로그 라인, 제목, 대상 독자, 캐릭터 기획서, 시놉시스, 세계관과 설정, 순서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당연히 초고 작성을 계속 진행했고, 플랫폼 심사 원고를 만들어서 제출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한 차례 카카오페이지 심사에서 실패를 맛보았고, 세 달간 다시 작품을 갈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가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향을 받은 작품은 codezero 작가님의 <마도전생기>와 유진성 작가님의 <칼에 취한 밤을 걷다>입니다. <마도전생기>의 경우 플롯과 구성에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칼에 취한 밤을 걷다>에서는 감명 받은 몇몇 에피소드가 스토리 구성에 참고가 되었습니다.

Q. 작업하시면서 나 진짜 대단하다!’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애너그램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게 되면 그때 강하게 느끼기 위해서, 지금은 잠시 묻어두고 있는 감정입니다.

금모루 아무래도 시놉시스를 러프하게 쓰고 시작했다보니, 새로운 에피소드가 딱 생각날 때마다 ‘우와!!’했습니다.

너무 가볍기만 한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무게감 있고 현실적인 에피소드도 들어가야 했습니다. 차기현과 사대천왕이 해수욕장에 여행을 간 장면은 작중 처음으로 뭉클함이 담긴 씬이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고우신이 차기현에게 “너는 내 숲이야.”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고백이 나오기까지의 감정선도 좋아합니다.

저 스스로 마음에 들고 신박하다고 생각한 개그를 구상했을 때도 혼자 키보드에 이마를 박고 웃었답니다. 사실 독자를 설레게, 긴장하게, 무섭게 만드는 것보다 웃기는 일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고전 로맨스 클리셰를 개그로 써야 하는 작품의 단점은 아무래도 이미 패러디가 많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그 클리셰를 두 번 더 비틀어서 넣었을 때 혼자 뿌듯했답니다. 남장소녀 주은솔 에피소드가 그렇다고 생각해요.

“나는 예쁜 게 죄! 잘난 게 죄! 너는 그냥 꾀죄죄!”라는 가사를 작사했을 때도 혼자 라임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감탄했습니다. 사대천왕 박해선의 남동생인 박정선 캐릭터를 구상했을 때도 나는 천재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너무 웃기더라고요. 7살짜리가 거칠게 앞머리를 쓸어 넘기고, 도회적이고 날카로운 눈매로 “장미반 누나와는 정말 오해예요. 그러니 날 의심하지 마. 누나는 내 것이니까.” 하는 광공 대사를 치는 게 왜 이렇게 재밌는지… (웃음)

연성운 ‘대단하다!’라고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성취감을 느꼈던 적은 있었는데, 하루에 7편을 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흔히 ‘7빡’이라고들 하는데, 그때 조금 뿌듯했습니다.

출처:카카오페이지

Q. 작가님을 보며 글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작가님에게 작가란 어떤 의미인가요?

애너그램 글은 제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수단 중 제일 잘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작가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직업이고요.

금모루 제 삶에 글이라는 행위와 작가라는 직업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겠죠. 지금처럼 작품을 플랫폼에 연재할 수도 있고, 회사에 들어가서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다른 작품을 각색하는 식일 수도 있고요. 어떤 모습이든 저는 저의 캐릭터들을 사랑하고, 제가 느낀 걸 많은 사람에게 닿게끔 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웹소설의 형태로요.

물론 웹소설이 아닌 다른 글쓰기의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물은 수증기로도 바닷물로도 존재하잖아요. 그것처럼 어떤 형태로든 제 삶의 물과 공기 같은 존재라고 느껴요. 자아 성찰로써 일기를 쓰는 것처럼 ‘글’은 저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느낍니다. 길게 보고 싶은 존재예요. 작가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거든요. 내가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 선택을 한다면 그건 반드시 옳을 거로 생각해요. 내가 스스로와 멀어졌을 때도, 글을 쓰면 다시 화해할 수 있었어요. 글쓰기는 제 삶의 이정표입니다. 저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줘요.

연성운 제게 ‘글’이란 잘할 수 있는 일이자 질리지 않는 생업입니다. 저는 제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직업은 존경받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일을 서비스업을 하는 소상인 또는 자영업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글을 파는 소상인으로서의 작가입니다. 과거엔 순수문학 작가를 지망했었고 후일 도전할 생각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른바 ‘대박’ 작품을 쓴다 해도 이 생업을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일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다는 주의라서요. 그래도 그런(대박 작품이 나오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Q. 청강 웹소설창작전공은 이제 5년차가 된 신생 학과입니다. 입학 당시 정보가 많이 부족했을 텐데, 그럼에도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애너그램 일단 글을 쓰고 싶은데 대학은 가야 해서 찾다 보니 청강 웹소설창작전공이 있었습니다. 다른 학교보다 제가 생각하는 비전에 가깝다고 생각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금모루 웹소설 쓰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쓰고 싶은 장르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것 하나는 확실했으니까요! 그것 하나는 보장되어 있으니 문창과나 극작과보다는 무조건 웹소설전공을 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성운 제가 19학번, 그러니까 1기 졸업생이라 이런 질문은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웹소설을 쓰기 위해서 오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합격했던 곳이 청강 웹소설창작전공뿐이었고, 입학한 이후에야 웹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웹소설 작가가 되어 있네요. (웃음)

Q. 좀 이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차기작 계획이 있나요?

애너그램 당연히 있습니다. 12월 중으로 완결 내고 바로 다음 작품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금모루 그럼요. 벌써 시놉시스 2만자 썼습니다. 이대로 교수님께 보여드리면서 ‘피드백 주세요 으헤헤’ 하면 교수님이 쓰러지실 게 뻔해서 열심히 시놉시스를 보기 좋게끔 수정하고 있어요. 교수님들께서 시놉시스를 짧고 굵게 쓰는 것을 늘 강조하시거든요. 이번 작품은 아마 8~10권 가량의 장편이 될 것 같아요. 2학년 때 제가 <미연시에서 쿨워터 향이 난다>을 과제용으로 쓰면서 따로 구상하던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몇 십 번의 투고와 반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피눈물을 머금고, 정말 전하고 싶은 주제와 매력적인 이미지 외의 모든 것을 삭제해 재창작했답니다. 너무 너무 쓰고 싶어요! 제목은 <소로 고등학교 퇴마반>입니다!

연성운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를 완결한 후, 일단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면서 차기작 원고를 쌓을 생각입니다. 장르는 당연히 무협일 예정이고, 기획은 이미 쌓아둔 것들과 그때 만들 것들 중 하나를 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2024 웹소설창작전공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애너그램 좋아하면 저절로 그것을 파고듭니다. 더 알고 싶어 하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쓰는지 공부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글을 쓰는 건 정신적으로 굉장히 괴로운 만큼, 그런 분은 좀 말리고 싶네요.

금모루 이제는 실기 우수작도 볼 수 있으니까 그거 꼭 분석하시고요! ‘인풋-생각하기-아웃풋’의 반복을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에게 필요한 ‘단계’가 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도 중요하고요. ‘아, 인풋을 더 하면 막힌 게 뚫리겠구나.’, ‘아, 아웃풋을 일단 쭉 뽑아내 봐야겠구나.’ 이런 식으로요!

연성운 저는 ‘쉽게 볼 수 있는 글’이 해석이 필요한 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쉽게 볼 수 있는 글’은 다양한 사람이 편히 볼 수 있도록 많은 고심과 노력을 쏟기 때문입니다. 입시생 여러분, ‘재미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할 각오를 다지고 오시길 바랍니다.

Q. 인터뷰 감사합니다! 또 다른 작품으로 다시 인터뷰하게 될 거란 강한 예감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생각하는 나의 10년 뒤는 무엇인지 말씀해 줄 수 있을까요?

애너그램 10년 뒤에도 제가 글을 쓰고 있을지는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계속해서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금모루 그때는 지금의 제 고민이 글로 정갈하게 담겨 있겠죠? 10년 뒤의 저는 10년간의 제 생각을 소설에 녹여냈을 테니까요. 10년 뒤의 제가 피폐한 회사원이든 가난한 프리랜서든 상관없고, 그저 지금보다 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기만을 바랍니다.

연성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에서 교수를 하고 있거나 그를 위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작품 연재는 계속하고 있을 테고요. 작가로서의 10년 뒤라면 ‘유진성 작가님’이나 ‘장영훈 작가님’처럼 자기만의 글로 독자들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계속 정진해야겠네요. (웃음) 강호의 초출 연성운, 인사드립니다. 10년 내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정리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