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스토리다이제스트]

CKMC 스토리 다이제스트
모든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이다! 이번 달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CKMC 스토리텔링 다이제스트’에서는 웹툰 및 웹소설 창작을 위한 스토리텔링의 핵심 이론과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프로 작가들의 작법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웹소설 쓰기_스토리 디자인 02
작가들이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이런 난관에 부딪히면 해결이 될 때까지 글을 제대로 쓰지를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그분’이 오셔야 한다고 괴로워하며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술을 마시러 가거나, 멍하니 시간을 버릴 때도 많다. 결국 내용이 풀리지 않아 연재를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가 스스로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연결해서 정리하면 좋을까? 가장 크게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핵심 소재, 설정, 플롯이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핵심 소재는 요리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고, 설정은 스토리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약속, 그리고 플롯은 요리의 레시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 대회에서 반드시 주재료인 돼지고기만 쓰자는 약속을 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누군가가 갑자기 소고기를 가지고 대회에 참가한다면 이건 서로 합의한 약속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설정으로 만들어낸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대회가 시작되면 돼지고기를 가지고 제육볶음을 할지, 수육을 할지, 김치찌개를 할지 정하게 된다. 같은 핵심 소재를 가지고도 플롯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스토리로 만들 수 있다.
위의 도식을 보면 창작자의 아이디어가 어떤 방식으로 구체되고 분류될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가장 위의 핵심 소재에는 배경, 캐릭터, 기타 소재 등이 재료로써 작용한다. 두 번째로 플롯은 사건, 모티베이션, 인과관계와 같은 관계성에 연관된 카테고리다. 마지막 설정은 일종의 파워 밸런스 설정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웹소설의 판타지 무협 장르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내가 만든 세계관에서 마법을 쓰는 것을 룰로 잡았는데 갑자기 초능력자가 나타나거나, 세계관의 룰을 벗어나 밸런스가 깨지게 되면 독자들이 굉장히 혼란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그에 맞는 설정 근거를 다시 제시해야 하는데 독자들이 설정 오류로 인지하게 되면 작품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반드시 명확한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에 따라 캐릭터들이 어떤 페널티와 어드밴티지가 있는지, 어떤 자원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지를 만들어야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다. 초반에 이런 아이디어 정리 작업을 계속하면서 스토리의 콘셉트와 설정을 잘 잡아두어야 실제 본문을 쓸 때 헷갈리지 않고 빠르게 연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판타지와 무협 같은 세계관 설정이 중요한 장르일수록 이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발췌 : 《백전백승 웹소설 스토리 디자인》, 김선민(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저, 허들링북스(2022), 18-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