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왔다. 이 말은 곧 졸업 학년의 졸업 전시와 졸업이 다가온다는 의미. 특히 올해 졸업 전시회는 웹소설창작전공, 웹툰만화콘텐츠전공,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이한 자리에 모여 그 의미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졸업 전시회를 한달여 앞둔 지금,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각 전공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번 졸업 전시회의 컨셉과 졸준위 활동에 대해 들어보자. (아쉽게도 웹툰만화콘텐츠전공 졸준위원장은 건강상 이유로 인터뷰하지 못했다. 부디 어서 쾌유하시길!)
Q. 안녕하세요, 졸준위 위원장님들! 지금 한창 졸업 전시회 준비로 바쁘실 텐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CKMC 구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신우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 졸준위원장(이하 정) : 안녕하세요, 전공심화 만화코스 졸준위 위원장 정신우입니다. :)
고소정 웹소설창작전공 졸준위원장(이하 고) : 안녕하세요,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 고소정입니다. 반갑습니다!
Q. 이번 졸업 전시회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정 : 이번 심화 졸업 전시회는 비밀스럽고 아늑한 공간인 다락방을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아늑한 다락방처럼 꾸며진 전시장에서 심화 졸업생들의 작품을 즐겁게 관람해주세요. ^^*
고 : 올해 졸업 전시회는 웹소설창작전공과 웹툰만화콘텐츠전공의 합동 전시입니다. 그래서 콘셉트도 ‘별빛 연회’로 통일했어요. 두 전공이 투표로 결정했고,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두 전공의 각기 다른 특색을 한 자리에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졸준위는 다재다능한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디자인부터 회계, 커뮤니케이션까지. 정말 바쁠 텐데요. 졸준위에서는 어떤 분이 어떤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 : 저희 심화 졸준위는 인원수가 적어 보통 한 분께서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아주고 계십니다. 한 분씩 소개해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답변이 너무 길어져서 조직도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위원장, 부위원장, 전시팀, 디자인팀, 인터뷰팀, 온라인 전시팀, 서기, 회계’로 업무를 분배했습니다. 한 곳에 소속되어 본인의 업무에 전념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고 : 저희 웹소설창작전공 졸준위는 소수정예입니다. 무려 4명이 졸업 전시의 모든 걸 해결하고 자기 졸업 작품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웃음)
일단 위원장인 저는 다른 과, 교수님, 학우분들, 모든 위원과의 소통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부위원장인 유재은 씨도 비슷한 일을 하고 계세요. 저희는 주로 함께 협업하게 된 웹툰만화콘텐츠전공 졸준위와의 소통 전반부터 교수님 축사 독촉까지. 소통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합니다. 학우분들께 지금 어떤 상황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공지도 하죠. 별로 중요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 아주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답니다.

회계 담당 이다영 씨는 회계에 관련된, 그러니까 돈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맡고 계십니다. 회의 때 이분이 없으면 대부분 사항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직책입니다. 예산안을 짜고, 굿즈나 연감 제작할 업체도 알아보고, 모든 사항을 다른 위원들과 공유하기 쉽게 정리하는 등 일이 정말 많습니다. 특별히 인디자인을 다룰 줄 아셔서, 연감 제작에 관한 모든 걸 맡겼습니다.
서기 담당 안민영 씨는 저희가 나눈 회의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역할입니다. 말 그대로 정기 회의에서 나온 안건들, 연합 회의에서 나온 안건 모두를 기록합니다. 기록한 후엔 회의록을 보기 쉽게 정리한 다음, 전공 카페에 올려 교수님과 안건을 공유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고충이 많습니다. 민영 씨도 스케치업과 클립 스튜디오를 다룰 줄 아셔서, 졸업 전시 배치도나 그림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을 맡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위원이죠.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안다는 건 특별하면서도 고단한 일입니다. 두 분께는 늘 감사하고 있어요.
Q. 내년에 졸준위가 될 후배들을 위해 ‘이 능력만은 꼭 갖추고 있으면 좋다!’라는 게 있다면?
정 : 항상 상대를 배려하며 말을 간결하고 확실하게, 그리고 공손하게 전달하는 대화 스킬이 중요합니다. 그 외에는 인디자인과 포토샵을 기본만이라도 다룰 수 있으면 좋습니다.
고 : 포토샵이나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소통 능력을 빼놓고는 졸준위를 할 수 없죠. 우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유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합시다. 졸준위를 하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사항도 생기고,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것도 많을 겁니다. 그럴 때 화를 내거나 상처를 받는 게 아닌,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어떤 형태로든 졸업만 할 수 있으면 된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심이 넘치면 몸에도 마음에도 좋지 않아요.
Q. 전시회와 연감을 준비하며 특히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요?
정 :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되 졸준위 분들께서 중간에 지치시지 않도록 스케줄 관리에 신경을 기울입니다.
고 : ‘우리가 싸우면 멸망이다’라는 말을 머릿속에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졸준위 안에서 불화가 생기면 문제는 점점 커지고 졸업 전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큰 일이죠. 처리할 일도 늘어나고, 뭣하면 안 그래도 없는 졸준위 인원이 줄어들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연감을 준비할 때나, 오프라인 전시회를 준비할 때 디자인도 큰 요소이긴 합니다. 적어도 졸준위와 학우분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것들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은 졸준위의 결속력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싸울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졸준위 인원 모두가 노력하는 이상, 무사히 졸업 전시까지 달려가리라 생각합니다.
Q. 졸준위 활동과 졸업작품 작업을 동시에 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정 : 할 말이 없네요. ㅎㅎ 프로젝트 교수님께 매주 사죄합니다.
고 : 완전 죽을 맛입니다. (웃음) 원래는 감당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건 진행 중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쓰고 있는 이 인터뷰와 원고 마감뿐 아니라 졸준위 협업 관련으로 마감해야 할 게 또 있어서 마감 폭풍입니다.
졸준위 하실 마음이 있는 후배분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1학기 방학 때 조금이라도 졸업작품을 해두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졸업작품 마감 일주일 전에 졸준위 일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꼭 컨디션 관리를 해주세요. 저 같은 경우는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고 여러 질병에 시달리며 마감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운동과 산책 꼭 하시고, 밥도 제때 잘 챙겨 드세요. 저처럼 코로나 후유증과 함께 마감하고 싶지 않다면…….

Q. 우리 학교 졸준위 만큼 민주적인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콘셉트, 포스터 등 벌써 여러 번의 투표를 하시면서, 특히 의견을 모으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나요?
정 : 하나를 꼽기 힘들 정도로 회의 때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한 팀당 회의가 평균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려요. 그래도 언쟁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작업물과 의견이 좋아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대화하기에 항상 화기애애하게 진행됩니다.
고 : 사실 저는 뭐가 됐든 ‘나쁘지 않으면 장땡’인 사람이라서, 위원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항상 제가 ‘어라,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면 옆에서 안 된다고 최악의 선택지를 피해주거든요. 제가 좀 이상한 감각의 소유자라 중요한 결정을 투표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위원들도 다 각자 취향이 달라서 의견이 갈릴 때도 많았어요. 위원들도 이렇게 의견이 나뉘는데, 학우분들도 당연히 많이 나뉘겠구나 싶어서 최대한 민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사람 취향은 다양한 법이고, 그게 어떤 취향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니까요.
재미있었던 일화는 졸업 전시회 대표 일러스트 투표 때였습니다. 졸준위가 예상한 후보와는 전혀 다른 후보가 많은 표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사람 생각은 다 똑같지 않구나, 라고 느꼈어요. 결국 그 일러스트가 당선되진 않았지만, 역시 졸준위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다고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Q. 이건 여담인데, 교수님들이 졸업 축사는 다 보내주셨나요? 일단 저는 양쪽에 다 제출했습니다(지각했지만).
정 : 모두 보내주시진 않으셨지만, 그간 교수님들께 받은 가르침과 마음으로 차고 넘치게 충분합니다 ^ㅡ^*) 바쁜 시간 내어 축사와 축전 보내주신 교수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고 : 전원 제출 완료해 주셨습니다, 제출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Q. 현 졸준위의 대부분이 그간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고생이 많은 학번입니다. 학교생활의 절반이 비대면 수업이기도 했고요. 지난 3년간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정 : 더 성실하게 잘했다면 좋았겠다고 아쉬우면서도 모든 결과물이 저의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 : 일단은, 끝까지 현역으로 버텨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짧고도 긴 시간이 지났고, 그중 반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의 차이도 잘 알게 되어 좋았고, 온라인 수업이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었으니까요. 교수님들과 실제 대면이 늦어 아쉽긴 합니다. 신입생 시절부터 만났으면 더 즐겁고, 과제를 덜 내달라고 사정할 수 있는 삶을 살았을 텐데. 신입생 시절 밀려오는 과제를 무력하게 해치우느라 힘들었습니다. 물론 대면 수업이 되어서도 교수님은 과제를 줄여 주시지 않았지만요.
온라인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대면 수업을 처음 했을 때 우리가 친구 사귈 마음으로 가득했다는 겁니다. 저희는 그래서 대면 수업 첫 시간부터 서로 말을 트고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교수님께도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긴 인연이 졸업 후에도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졸업 전시회가 끝나면 겨울방학입니다! 무엇을 하며 보낼 계획인가요? (무계획도 계획이죠!)
정 : 바로 취업 준비할 계획입니다. 운전면허도 따고 싶어요!
고 : 졸업 전시회가 끝나면 뭐가 시작될까요? 바로 심화 과정 면접이 시작됩니다. 1월에도 학교 일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이라니. 참 기구하네요. 우선 심화 과정 면접을 충실하게 이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여행도 가고 좀 쉬면서 다가올 심화 과정 입학을 준비하겠죠. 동기들과 졸업 여행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졸업이 목표지만, 전시가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상업 분석 보고서도 쓰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고,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실제로 뭘 할지는 계획을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네요.
Q. 졸업 전시회에 오실 손님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정 : 심화 졸업 전시회는 저희 졸업생들의 두 번째 졸업 전시회면서 동시에 마지막 졸업 전시회입니다. 아라아트센터 마지막 층 다락방 가장 깊은 곳에 뭐가 준비되어있을지 기대해 주세요.
고 :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부디 즐겨주세요.
Q. 바쁜 와중에 인터뷰 응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정 : 네, 감사합니다!
고 : 감사합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종종 연락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