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CLASS] 웹툰 불법 공유 실태와 대응 TF 활동 현황 (장윤호 작가님) 1부

웹툰 불법 공유 실태와 대응 TF 활동 설명회

안녕하세요. 장윤호 작가입니다. 필명은 장통이고, 장통일러스트레이션 대표이기도 합니다. 저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공부한 여러분의 선배이자 여러분 대상으로 2년 정도 강의도 했습니다. 현재 한국만화가협회에서 부회장이자, ‘웹툰불법공유대응테스크포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웹툰 불법 공유 실태와 ‘웹툰불법공유대응테스크포스’의 활동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웹툰 좋아하세요?

너무 당연한 걸 여쭤봤네요. 여러분은 웹툰을 사랑하고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청강대에 입학하셨겠죠. 저도 웹툰을 참 좋아합니다. 요즘 제가 즐겨보는 웹툰이 있는데요. 지금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오늘 네이버 웹툰 페이지 들어갔더니 10화까지 올라왔더라고요.

웹툰을 공짜로 즐기는 방법?

여러분에게 웹툰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 알려드릴게요. 구글에 ‘무료 웹툰’이라고 입력해보세요. 그럼 이렇게 많은 사이트가 줄줄 나옵니다. 이중 아무거나 선택하셔도 접속 가능합니다. 하나 들어가 보겠습니다. 짜잔. 이렇게 국내 연재 중인 거의 모든 웹툰을 하나의 사이트에서 모조리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쉽죠. 간단해요. ‘무료 웹툰’이라고 검색만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웹툰은 모두 무료예요. 유료 웹툰도 전부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정말 편리하죠? 그럼 제가 매주 즐겨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찾아보겠습니다. 분명 네이버에는 10화까지 올라와 있는데, 이 무료 사이트에서는 12화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19금 성인 웹툰도 인증이나 로그인 없이 누구나 감상 가능합니다. 여러분, 성인 웹툰 보고 싶으시면 그냥 구글에 무료 웹툰이라고 입력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국내 성인 웹툰을 모두 무료로 보실 수 있고, 인증할 필요도 없어서 어린아이들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좋죠? 여러분, 어떻습니까?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여러분의 현실이자 여러분의 미래입니다.

보신 것처럼 불법 공유 웹툰 보기, 너무나 쉽습니다. 여러분은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입학하셨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웹툰을 보던 선량한 독자들마저 하나둘씩 불법 공유 웹툰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료로 웹툰을 한 번 접하게 되면 다시는 예전처럼 유료로 결제한 웹툰을 보기 어렵겠죠.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아요. 제가 웹툰 작가가 아니라면요.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무료 웹툰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나 혼자만 유료 결제해 웹툰을 본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 상태를 우리가 방치한다면, 여러분의 꿈이자 우리 삶의 기반인 웹툰 산업 자체가 크게 망가질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모 사이트에서 웹툰 작가의 건강을 걱정하는 댓글을 접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한 작가님이 웹툰 연재를 하시다 유산하셨다는 사건입니다. 보시는 화면은 그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독자들이 걱정하는 댓글들입니다. 많은 내용이 작가들의 업무강도와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안타깝다고 말하는데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화면 위를 보시면, ‘토토’ 광고가 있습니다. ‘토토’는 도박이죠. 사실 이 화면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댓글입니다. 작가의 건강과 안위는 걱정하면서 그의 웹툰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서 보고 있는 거죠. 아이러니합니다.


기성작가는 그래도 어떻게든 먹고 산다

제가 아까 ‘여러분의 미래’라고 했죠. 제 미래가 아닙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미래입니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판을 치고 그로 인해 웹툰 산업이 어려워져 신인 작가에게 피해가 간다고 해도 기성작가는 그래도 어떻게든 먹고 삽니다. 기성작가는 경험과 경력, 인맥이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쌓아온 만화가나 웹툰 작가라는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다른 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물론 큰 피해는 있겠지만요.

가장 큰 피해자는 지망생인 바로 여러분: 내가 곧 “피해 당사자”라는 인식 필요

가장 큰 피해자는 웹툰 작가 지망생인 여러분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피해 당사자’라는 인식을 하셔야 합니다. 불법 공유 사이트가 계속 판을 치면 당연히 작가들의 수익은 줄어들고 결국 신인 작가를 품어야 할 시장의 힘도 약화합니다. 무엇보다 신인 작가를 많이 뽑지 못하게 될 겁니다. 여러분이 졸업 후 세상에 나갔을 때도 이 상황이 계속되면, 연재 가능한 플랫폼이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여러분의 일이란 거죠. 그러니 여러분이 곧 불법 공유 사이트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셔야 합니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한 교수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학생들도 불법 공유 사이트를 본다. 무료니까.”

그런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지 않겠죠?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나 만약 불법 공유 사이트에서 웹툰을 보게 되신다면, 여러분의 미래를 스스로 망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도별 불법 웹툰 트래픽 증가 추이

– 불법 웹툰 플랫폼 트래픽은 2017년 106억 뷰에서 2020년 366억 뷰로 약 3.5배 증가

– 상기 트래픽을 조사하기 위해 별도의 크롤러 개발을 통해 전체 28,101개 URL을 조사하여 트래픽이 발생한 1,692개의 URL을 추출한 다음, 해당 서비의 도메인 별로 그룹화하는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트래픽 산출

– 합법 플랫폼 페이지뷰 수보다 높은 수치

불법 웹툰 플랫폼 트래픽은 2017년 106억 뷰에서 2020년 366억 뷰로 약 3.5배 증가했습니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로 웹툰을 보는 숫자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겁니다. 매일 1억뷰씩 누군가는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서 웹툰을 보고 있다는 거죠. 2020년 366억 뷰라는 숫자는 합법 플랫폼에서 웹툰을 보는 페이지 수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즉 합법적으로 웹툰을 보는 독자보다 불법으로 웹툰을 보는 독자가 더 많다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대응 방식

1) 신고 > 저작권보호원 > 심의 > 시정명령(서비스 제공자) 신고

2) 신고 > 방심위 > 심의 > 사이트접속차단(접속차단까지 약 1, 2주 소요)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를 확인하면 누군가 신고합니다. 그러면 저작권보호원 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쪽으로 신고가 들어갑니다.

첫 번째 대응 방식.

저작권보호원으로 신고하면, 심의 절차를 밟은 후 이게 저작권 침해가 맞는지 판단합니다. 맞는다면, 서비스 제공자에게 시정명령이 내려집니다.

두 번째 대응 방식.

방심위로 신고하면 마찬가지로 심의 과정을 거칩니다. 저작권 침해가 맞는다고 결정하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접속 차단을 겁니다. 비교적 강력한 대응 방식이지만, 접속 차단까지 1주일에서 2주일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1, 2주를 지나는 사이, 해당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는 주소만 바꾼 새로운 사이트 여러 개를 20분 만에 만들어 냅니다. 웹주소의 숫자나 단어를 조금씩만 바꾸는 식이죠. 방심위가 1주일 걸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를 차단해도 해당 사이트는 20분 만에 주소만 살짝 바꿔 똑같은 사이트를 만드는 거죠. 이 과정을 무한 반복입니다.

악순환의 무한반복. 이런 대응으로 근절할 수 있을까?

많은 창작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한국만화가협회 회원들 건의 사항 중 상당수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문제입니다. 모두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는 거죠. 그러나 현재 방법으로는 근절이 어렵습니다.


왜 문제 해결이 어려운가?

대부분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현행법상 접속차단이 유일한 대응 수단

‘국제 공조 수사나 인터폴 수배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또는 ‘해외 서버 관리자를 잡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는 사적 재산 영역 피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살인, 경제사범, 성폭행 같은 흉악범죄와는 결이 다르다 보고,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문제로 보는 거죠. 해외 국가 기관과의 협조도 쉽지 않고요. 일개 부처의 의지로 해결 불가능합니다.

(12월호에 2부로 이어집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강의 장윤호(만화가,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 장통일러스트레이션 대표)

정리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