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라희 학생의 입시 후기
저는 원래 중국으로 유학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간 내에 중국어 자격증을 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 있었던 청강대 웹소설 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사실은 이 대학교에 합격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재수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대학교밖에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살지 마십시오. 이러면 큰일 납니다. 계란은 여러 바구니에 조금씩 옮겨 담는 겁니다. 진짜로요!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래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특별 전형으로 합격했습니다. 실기 전형, 특별 전형 모두 신청했습니다. 왜 그렇게 했냐 하면, 특별 전형으로 먼저 신청했는데 예비 1번을 받은 겁니다. 3명 뽑는데 9명 정도 지원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실기 전형도 신청했습니다. 특별 전형으로 불합격하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실기 전형도 예비 3번을 받은 겁니다! ‘15명 뽑는데 90명 넘게 지원해서 예비 3번이라니, 정말 인생이란 뭘까?!’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렇게 경기도까지 와서 실기를 마친 후, 떨리지만 애써 침착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간 게 기억이 납니다. 학교 한 번 둘러보고 가자는 어머니의 말에 손사래 치며 “됐어, 어차피 이 학교 들어올 건데.”라고 답하며 집에 갔습니다. 저의 허세였으나 그건 곧 사실이 되었습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체했지만, 만약 대학교에 붙지 않는다면 이제 뭘 해야 하나 속으로 막막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기쁜 이유는 딱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재수를 안 해도 되어서 기뻤습니다. 두 번째, 학교 입학할 때까지 놀아도 되어서 기뻤습니다. 세 번째, 친구들에게 합격했다고 말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렇게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야자 빼먹고 피시방을 가기도 하고, 가기 싫어서 아예 학교에 안 간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변하지 않았던 게 딱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글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글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작품의 2차 창작 글을 쓰기도 했고요. 밤늦게까지 웹소설을 보다 잠든 적도 많았죠. 또 초중고 다닐 때 관련 상을 많이 타기도 했습니다.
제가 글을 좋아하고 또래보다 잘 쓴다는 사실을 자각한 건 초등학교 때였습니다. 멋도 모르던 초등학교 1학년 때 금연 수필을 쓰고 나서 상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제 마음 한편에 나는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이후로 자신감 있게 여러 대회에 나가고 또 상을 탔습니다. ‘나는 글을 잘 쓰는 걸까?’라는 물음은 곧 ‘나는 글을 잘 쓰는구나!’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이래도 아직 작품 하나 내지 않은 초짜긴 하지만요. 그렇게 작던 초등학생은 이어서 발표와 토론, 글쓰기와 땡땡이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으로 자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기분 따라 자체 휴강을 하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요. 좀 모순적인가요? 그래도 사실인걸요!
아직은 쓰는 것보다 보는 걸 더 좋아하고 즐깁니다. 하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효과가 있습니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인풋을 넣는 겁니다. 그럼 아웃풋으로 좋은 작품이 나오겠죠. 재미있는 작품을 공부한다며 양심의 거리낌 없이 보기 위한 합리화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좋은 작품을 보면 좋은 영감을 받고 또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 전형으로 들어온 건, 중국어를 배워둔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중국어 3급으로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을 들어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역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건가 봅니다. 어쩌면 저보다 더 노력해서 들어오신 분도 있겠지만, 이렇게 들어온 이상 앞으로 3년간 최선을 다해 임해보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체 휴강도 하고 나름대로 즐겁게 대학 생활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농땡이를 계속 피우면서 신나는 대학 생활을 할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의 후기 원본이며, 오탈자만 수정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