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창작전공 재학생 후기 6탄] 임건우 학생의 입시 후기

임건우 학생의 입시 후기

“난 대학 안 갈 거야!”

그 후 나는 2021년에 실시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의 1차 실기시험에 합격해 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 마장면으로 오게 된다.

“나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될 거야.”

글을 쓰겠다는 사람의 다짐이 뭐 이리 뜬금없는가. 내가 비록 무술 덕후인 시절이 있긴 하지만, 그것에 심취해서 2000년대 초 일진 조폭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다. 엄청 멋있잖아. 이게 진짜 힙합이지.”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고, 홀로 독학해서 성공한 길바닥 출신. 그래서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말을 사용했으며. 난 그 타이틀이 갖고 싶었다. 딱히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스스로 그 명칭이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학업은 내려놓고 집에서 글만 쓰는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와중 누나가 말했다.

“어 근데 너 여기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러면서 누나는 나에게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실기로 들어갈 수 있고. 성적은 충분했다. 나는 흔들렸고, 가족들의 은근한 설득과 대학에 가서만 얻을 수 있을 경험들이 눈앞에 그려지자 나는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실기 시험을 신청하게 된다.

시험 내용은 제시된 주제어에 맞는 시놉시스 쓰기. 그동안 해 온 것이 글쓰기였기에 따로 쓰는 연습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여태 하던 걸 계속 이어서 할 뿐이었다.

제시된 주제어에 맞게 이야기를 만들기. 하지만 생각해보니 실기장에서 이야기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미리 이야기는 짜두고 제시어에 맞게 변형시키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완성도 높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미리 만들어두는 게 필수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원래 구상해놓은 이야기들이 꽤 있기도 했지만,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떠올리는 건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었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되고 싶었던 작가 지망생은 여기에서도 오기를 부렸다. 당일날 주제어를 보고 직접 부딪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사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떨어지기는 싫어서 했던 준비가 있다. 바로 실기 시험의 예행연습. 별 건 없다. 그냥 웹소설 앱에 들어가서 눈을 감고 스크롤을 마구 내린다. 그리고 화면 아무 곳이나 터치하는 것이다. 그럼 난 아무 웹소설 페이지에 들어가게 된다.

웹소설의 특징이라고 하자면 제목이 명확한 소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난 그 웹소설 제목 속의 핵심적인 명사를 제시어 삼아 이야기를 짠다. 실기 시험 전날에 몇 번 이렇게 하고, 시험을 치러가는 지하철 안에서 몇 번 더 반복했다. 글쓰기 좋은 컨디션이 되기 위해 내 머리가 잘 돌아가는 상태여야 했다.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나는 즉석에서 스토리 만드는 연습을 하며 머리를 풀었다.

실기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실기 준비생분들과 부모님들이 있었다. 나는 편의점에 들러 초코 우유와 초코바를 샀다. 단순히 머리 좀 썼다고 최상의 컨디션이 되지는 않는다. 단 게 들어가면 이야기 구상이 더 수월해진다. 집에서 글을 쓸 때도 종종 단 걸 섭취하곤 했다. 이런 준비를 끝마치고 난 최상의 상태에서 시험을 쳤다. 그 후 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었고, 합격할 수 있었다.


학생의 후기 원본이며, 오탈자만 수정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 캡콤 ‘스트리트파이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