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창작전공 재학생 후기 4탄] 김태한 학생의 입시 후기

김태한 학생의 입시 후기

고등학교 2학년쯤부터 혼자 웹소설을 썼어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그 시간을 전부 글 쓰거나 도서관에 다니는 데 썼죠. 고등학교 3학년 때 문창과 준비를 시작했어요. 익숙하지 않은 순문학 소설과 시들을 억지로 읽고, 억지로 썼어요. 당연히 잘 될 리가 없었죠. 실기를 보러 다닐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문창과 실기는 다 완성하지 못한 적도 있었고, 정말 억지로 분량만 대충 채워 나온 적도 있었죠.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 번은 한 것 같아요.

그렇게 여러 번 실기를 보고, 청강대 실기고사 날이 왔어요. 그때 XX 예대랑 XX 예대도 같이 시험 일정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결정하려고 일부러 셋 다 원서를 넣어 놨죠. 청강대 시험을 보러 가면 나머지 학교를 못 가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결국 청강대를 선택했고, 그 시험으로 예비번호 11번을 받았어요. 실수로 시계를 아예 들고 가지 못했는데, 우연히 시간에 거의 맞춰 완성했어요.

그 이후로 다시 수시 2차 원서를 넣었어요. 그때 수업을 듣던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실기 전 3일을 혼자서 준비했어요. 그때까지 억지로 읽던 작품들이 아니라,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실컷 읽었죠. 그리고 당일 날, 저는 전처럼 시계를 놓고 갔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몰입해서 쓰는 편이 저한텐 더 낫더라고요. 실기 당일 날, 주제로 나온 ‘미지의 신호‘는 제가 계속 생각해간 이야기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사실 그때쯤은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 뭐든 좋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재미로라도 써보자는 생각으로, 정말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그 시험으로 청강대에 합격했답니다.

저는 2.000자 분량을 총 5개로 쪼갰어요. 그래서 이야기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다섯 단계로 전환되도록 구성하고는, 연습지 위에 정말 간단하게 이야기를 다섯 단계로 짜놓았어요. 이 단계는 최대한 1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2.000자를 손으로 쓰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다음 각 단계당 400자 정도로 나누어 즉석에서 디테일한 설정이나 연출을 구성했어요. 저는 이렇게 계획과 즉흥의 중간쯤 되는 방법을 쓰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해요. 즉석에서 나오는 이야기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거든요.

하지만 이건 결국 다 잔가지고, 제일 중요한 건 바로 본인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는 거라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에는 힘이 있어요. 저는 장르문학과 웹소설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짧고 강렬한 반전이 있는 이야기들을 좋아했어요. 이런 성향이 청강대와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가장 사랑하고 꿈꾸었던 이야기들을 써 내려갈 때 담은 진심이 글 나타나지 않았을까 해요. 글 쓰는 입시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심이 담긴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학생의 후기 원본이며, 오탈자만 수정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