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리 : 이현수(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전통적으로 모든 공정을 만화가 혼자 수행했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전문적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테크니컬 아티스트들이 등장했고, 웹툰 관련 공모전도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여 다양한 전문 분야 공모전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웹툰 제작 과정에서 ‘콘티’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콘티 공모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곳이 생겨났다.
그 중 네이버웹툰x레드아이스 콘티 공모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받은 박승현, 조성현 두 명의 작가 이야기를 통해 콘티 공모전에 관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1. 안녕하세요. 먼저 수상을 축하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수상소감도 부탁드릴게요.

호:안녕하세요, 현재 만화 콘텐츠 스쿨에 재학 중인 박승현(필명 호)이라고 합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모전에 지원할 당시 된다면 좋고 안 되더라도 좋다.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오리지널 부문에 지원했기에 굉장히 기쁘면서도 지금까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성:안녕하세요. 올해 졸업한 작가 지망생 ‘성현’이라고 합니다. 왜 수상작 발표에는 풀네임으로 되어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가명은 그냥 성현이에요. 수상소감은 ‘기쁘다’입니다.
2. 어떤 작품으로 수상을 하게 되었는지 작품 소개도 부탁합니다.
호:수상작인 ‘피폐물의 해피엔딩을 위하여’라는 졸업작품으로 진행 중이던 역하렘 로맨스 판타지 작품입니다. 회귀 / 빙의 / 환생 클리셰를 사용하는 만큼 어떤 부분에 타 작품들과의 차별화를 둘지 많이 고민했던 작품입니다.
성:‘나 혼자 특성 빨로 무한 성장’이라는 웹소설 각색 부문으로 수상했습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게임 판타지 소설 장르로 재능 없던 주인공이 우연히 좋은 특성을 얻고 먼치킨물이 돼가는 소설입니다.
3. 웹툰 산업이 팽창하면서 기존 작품 공모전과 달리 매우 세분되는 직무와 관련된 공모전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콘티 공모전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호:처음 공모전을 접하게 된 것은 스쿨 카페에 올라온 게시글이었습니다. 저는 오리지널 작품을 작업하고 싶었고, 최근 원작 소설의 웹툰화가 많아졌으니 콘티 공모전은 지정작 부문만 한다고 생각하여 게시글을 잘 읽지 않았는데, 지도교수님께서 콘티 공모전에 오리지널 부문이 있는데 지원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성:해당 공모전이 회사의 인재 모집에 취지를 두고 있는 것 같아서, 이왕 취직하는 거 상금을 받고 취직하면 기쁘겠다 싶어서 지원했습니다.(웃음)
4. 공모전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공모전에 임하셨나요?
호:수상소감과 같게 되면 좋고 되지 않더라도 경험을 쌓는 거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무기력증을 겪었기에 마감이 정해져 있는 공모전을 통해 결과와 상관없이 마감은 꼭 하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자는 마음 또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공모전을 하면서 많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5. 공모전 콘티를 준비하면서 나름의 노림수가 있었을 거 같아요.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면서 콘티를 준비하였나요?
호:가장 신경 쓴 부분은 가독성입니다. 마감이 임박했던 만큼 완성된 콘티에 깔끔한 말풍선과 식자를 넣고, 캐릭터의 동선, 또는 어떤 동작을 취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또한 콘티의 배경은 글로 적기보다는 스케치업을 추출하여 콘티에 올려주었습니다. 추가로 오리지널 부문을 지원이었기에 시놉시스나 캐릭터 시트를 이용해 어떻게 작품의 매력을 돋보여줄지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성:특별한 노림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콘티 공모전, 특히 원작이 있는 각색 쪽은 처음이었기에 각색의 정도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가 제일 고민이 되었던 점입니다.
6. 콘티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호:콘티 공모전인 만큼 연출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저는 웹툰 형식보단 출판 형식의 만화를 더 많이 그려왔기 때문에 웹툰 호흡에 맞는 연출을 고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성:각색을 어느 정도로 자유롭게 해도 되는지 몰라서 오히려 각색이 부족한지, 과한지 걱정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자유롭게 하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7.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공모전이 계속 있을 것 같은데, 콘티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팁을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
호:오래 고민했음에도 웹툰보단 페이지 만화 작업을 더 많이 한 작가라는 것이 티가 났습니다. 이 부분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웹툰 콘티 작가를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조금 더 웹툰 위주의 작품을 많이 보고 분석하시면서 연출 고민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협업을 위한 콘티는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에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콘티인 만큼 스케치보다는 힘을 빼고 그려도 좋지만, 읽는 이를 배려하여 깔끔하게 폰트 식자를 넣고 어떤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저는 운이 좋아서 당선됐다고 생각하기에 특별한 팁은 없지만, 콘티나 완성된 작품이나 공모전처럼 보는 사람이 있는 이상 보기 쉽고 깔끔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각색은 웹소설 내용의 분배를 완전히 따라가지 말고 여러 화를 묶어서 하시거나 더 자유롭게 바꾸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8.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 궁금해요. 그리고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궁금합니다.
호:작품 속 캐릭터가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더라도 결국은 자기 행복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또 어떤 장르의 작품이던 많은 독자께서 캐릭터에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만화를 그리는 작가로 기억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성:하고 싶은 작품은 많지만, 일단은 저 혼자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키우는 게 먼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누군가의 추억 한편에 남을 만한 작품을 그리고 싶습니다.
9.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월간<ckmc>구독자들에게 한 말쯤 부탁드려요.
호:제가 처음 지원했던 공모전의 작품은 많은 학교 수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입니다.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부담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배워왔던 것을 쏟아부은 결과물인데 한번 완성해볼까? 한번 공모전에 넣어볼까? 이런 편안한 마음으로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각자의 색이 뚜렷하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작가님들이란 것을 알기에 주저 없이 도전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월간ckmc를 구독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건강 조심하시고, 도전하시는 모든 분께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성:반갑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