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X CKMC Guide] 역사 속 인물이 작품 속 캐릭터가 되기까지

역사 속 인물이 작품 속 캐릭터가 되기까지

조희정(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안녕하세요. 웹소설PD 조희정입니다.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에 걸쳐서는 과거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탐구하면서 소설의 소재와 캐릭터 설정의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사란 무엇일까요? 흔히 역사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정의를 자주 인용합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헬리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언급된 부분이죠.

역사란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 자체에 대한 인식에서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역사에 함의된 어떤 문제의식이나 가치관을 발견해내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현재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지, 다시 말해 역사 현재성의 중요성을 상징하고 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실제 사건이나 실존 인물들 가운데 우리는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극적이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이런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해당 사건이 다시 회자하는 그런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영화의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여러분께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시면요. 2004년 이후 역대 박스 오피스를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이는 흥행 수익이 바로 박스 오피스죠. 국내 영화냐 국외 영화냐. 혹은 개봉 연도는 언제냐. 이런 등등 여러 조건을 여러분들이 설정해 보시고 직접 한번 검색해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영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영화사에서 가장 많은 흥행 수익을 벌어들인 영화 20편 정도를 제가 한번 추려봤는데요. 이 가운데 1위가 뭐였을까요. <명량>이라는 영화였고요, 4위가 <국제시장> 그밖에 <광해, 왕이 된 남자>, <택시 운전사>, <변호인>. 이렇게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20위권 안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근래 2~3년 사이에 개봉된 영화들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강세를 보인 작품들로 <남산의 부장들>, <봉오동 전투>, <보헤미안 랩소디>, <안시성>, <1987>, <암수 살인>, <국가 부도의 날> 등 이렇게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거나 아니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눈에 띕니다.

실화 소재의 작품 속에서 관객들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을 알아가는 지적.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현재에도 유효한 이런 작품의 메시지, 예컨대 국가의 존재 이유라든지 아니면 미스터리에 싸인 어떤 사건의 진실에 대한 규명 실존 인물이 본인의 삶을 통해 보여주었던 용기, 혹은 삶을 대했던 가치관 등이 실존 사건의 극화를 통해서 보다 강력하게 드러나는 메시지에 공감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실화 모티브 작품의 매력이겠죠.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다고 해서 반드시 역사 책을 펼쳐서 연도별로 꼼꼼하게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그런 전문가가 아니라 소설가라는 창작자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죠. 창작자는 창작자에게 맞는 소재 발굴법을 한번 고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어떤 단신 뉴스를 듣거나 인물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 혹은 책을 읽으시면서 이 사람의 이야기 혹은 이 사건은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고 느끼시는 그런 이야기를 접하실 때가 있습니다. 소재를 찾을 때 일단 이렇게 시의성 있는 최근의 사건들이나 대중적인 코드를 먼저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로 따지면 근현대사, 조선 시대, 고려 시대, 삼국 시대….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거나 더 확장해 보면 세계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비슷한 함의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한번 찾아보시는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이른바 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소재를 찾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역사 속에서 아무리 재미있고 새로운 소재를 발굴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시대의 대중이 그러한 소재나 주제에 무관심하다든지 그러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즉 아까 이야기했던 그 역사의 현재성이 없다면 이 소재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즉 이 국내외 시사 문제나 정책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스크랩이라든지 연구 분석 등 꾸준하게 소재 발굴에 노력하시는 게 필요하겠죠.

한 가지 sns를 활용한 저만의 이런 노하우를 알려드리면 저는 주로 트위터를 활용하는데요 빈 계정을 하나 만드시고 팔로우를 하는 그런 비공개 계정을 만들어 각종 언론 매체라든지 아니면 뭐 정부 부처 사이트라든지 아니면은 해외 사건들을 전달하는 또 해외 매체들이 있겠죠, 전부 다 팔로우를 하시면 아침마다 혹은 뭔가 시간이 가능하실 때 틈틈이 열어보시면 타임라인에는 그 날의 주요한 쟁점들이 스크랩되어 올라오게 될 겁니다. 여러분이 한 번 그 헤드라인만 쭉 살펴보시더라도 이 세상이, 현대 이 시대에 어떤 논쟁거리가 있구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좀 이야기하고 있는 이슈가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을 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1900년대 초반에 근 현대사에 관심이 있다, 이런 분들은 한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옛날 뉴스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각 신문 매체에서 본인들의 어떤 중요한 취재 기록을 집약해 놓은 사사라든지 옛날 뉴스 서비스 등을 이용해 보시면서 어떤 사건과 인물들이 해당 시대에 주요하게 거론이 됐는지 살펴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번 설명해 드려볼게요. 2020년 올해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화제가 됐던 빅이슈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학생들이 단연 첫 번째로 손꼽은 것은 코로나19 사태였는데요, 이어 N번방 사건이라든지 아니면 사소한 미담을 기억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좀 눈에 띄는 부분은 영화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공통적으로 많이 꼽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최근 쟁점이 되는 사건이나 인물을 살펴보고 관련 자료를 더 검색해 보고 학습한 다음에 이러한 사건에 대한 자료를 한번 정리해 보고 나름의 관점에서 사건이 가지고 있는 그런 함의를 살펴보는 게 소재를 찾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각각의 어떤 사건들 속에서는 이 사건을 주요하게 이끌어갔던 그런 인물들이 있는데요, 이런 인물에 대한 검색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건이나 인물이 왜 그런 관심을 받고 있느냐 이런 부분들 궁극적으로는 이 해당 사건을 통해서 우리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바로 이런 일종의 소비자 관점에서 소재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본 특강은 팟빵 ‘웹소설창작특강’ 채널에서 계속해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