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People] 행복한 삶을 위해 글쓰기를 계속하세요! – 홍석인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기존 대학 제도권 내의 창작 커리큘럼은 주로 순수문학에 기반되어 있어 만화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같은 글쓰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반면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은 본격적으로 웹소설, 만화스토리, 장르문학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공 신설부터 현재까지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에 몸담으로 현직 SF 작가로서 학생들에게 장르문학 이론에서 작법까지 심도있는 강의를 펼치고 있는 홍석인 웹소설창작전공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 : 조희정(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월간CKMC

안녕하세요. <월간 CKMC>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야호! 반갑습니다!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예전에는 dcdc라는 필명을 썼다가 홍지운이라는 필명으로 개명한 SF 작가입니다. 그냥 작가가 아니라 꼭 앞에 SF를 붙여야 합니다. 미스터리도 쓰고 호러도 씁니다만, SF라고 하는 분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꼭 SF를 붙입니다.

교수님께 ‘이야기’란 무엇인가요? ‘이야기 작가’로 데뷔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야기란 압축적이고 의식적인 가상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실제의 현실은 압축할 수 없으며 무의식적인 가상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제가 코미디언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간직한 오랜 꿈을 접고서 이야기를 전달할 다른 방법을 찾다 소설이라는 매체가 가장 제 성향에 바르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영상을 찍는 건 시간만이 아니라 돈과 인력까지 많이 드는데 글은 휴대전화만 있으면 되니까요.

SF 작가로 활동 중이신데, SF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SF 작가들과 만나면 술집보다는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집니다. 모두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에겐 결정적인 매력이었어요.

최근 장르문학계의 동향은 어떤가요?

제가 바로 장르문학계의 트렌드입니다…. 라고 답하고 싶지만 그렇지는 않네요. 무엇 하나 정답이 있다고 할 수 없이, 다양하고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는 곳입니다. 눈을 뜨면 멋진 작가가 탄생하는 그런 시장이에요.

현재 장르문학계에서 신인 작가들의 데뷔는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 출판사가 컨택하거나, 출판사나 플랫폼이 개최한 공모전 공고를 보고 원고를 투고하거나의 두 가지 루트가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상시 신인 대환영! 의 느낌이에요.

교수님께서 보시는 웹소설과 장르문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주신다면요?

웹소설과 달리 출판 시장을 강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차이겠지요. 웹소설이 상업적인 면을 강하게 염두에 두고 웹소설 문법에 훈련된 코어한 독자층을 염두에 둔다면, 장르문학은 대중적/사회공공적인 면을 염두에 두거나 장르 문법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에요.

우리 전공 학생들을 비롯해 작가 지망생들이 웹소설과 순문학, 장르문학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자기 적성 및 진로를 찾아가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려요.

장르 문법에 관심이 있고 긴 글을 쓰고 싶으면 웹소설로. 장르 문법에 관심이 있고 짧은 글을 쓰고 싶으면 장르문학으로. 순문학은…. 그러게요. 아마 지망생 본인이 알고 시작하지 않을까요? “난 순문학 인간이다!” 같이.

한편! 전업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시다가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교수로 임용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대는 제법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여기서 방탕이란 도박이나 음주가무 등 유흥에 가사를 탕진하거나 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고, 작가로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서 남들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내가 쓰고 싶은 소재를 제멋대로 쓰며 작가로서의 기회비용을 탕진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어릴 때는 나 하고 싶은 대로 살았나 보니, 이제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꼭 쓰겠다는 욕심은 줄어들고-이미 많이 썼고 또 언제라도 다시 쓸 수 있으니까요.-글쓰기의 기법이나 구조적인 측면처럼 기술적인 노하우를 정리하는 일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런 와중 전혜정 교수님과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의 개설을 알게 되어 이곳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에 대한 자랑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대학 중에 장르문학, 웹소설을 가르치는 것으로는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이 최고입니다. 괜한 자의식은 아닙니다. 다른 대학이라면 장르와 관련된 수업이 한 학기에 한 과목이나 두 과목 정도 개설되면 다행이겠습니다만,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은 모든 수업이 다 장르문학 시장을, 웹소설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으니까요. 저희가 최고예요!

교수님의 수업에서 역점을 두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중성-정확히는 공공성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을 염두에 두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작가가 갖는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 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젠더나 장애 그리고 인종처럼 편견이나 차별이 실재하는 이슈를 다룰 때 작가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자주 고민합니다.

작가로서, 교수로서 각각의 보람과 즐거움은 어디에서 찾으시는지요?

작가로서의 보람은 글은 쓰는 것 자체입니다. 계속 글을 쓰다 보면 퍼즐게임을 하는 것처럼 집중이 되고 재밌어요. 글쓰기는 글을 쓰는 도중에도 다른 글을 쓸 생각을 할 정도로 좋아해요.

교수로서의 보람은 학생들의 성장입니다. 창작 분야의 교수자는 학생과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는 것 같아요. 전 학생에게 있어 선생이었다가, 동료작가가 되고, 마지막으로는 팬이 되거든요. 눈앞의 학생이 작가가 되었다가 존잘님이 되는 그런 진화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한다고나 할까요?

학생들이 수업이나 학교생활을 통해 꼭 얻어갔으면 하고 바라시는 점이 있을까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발전적인 창작관입니다. 처음에는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라고 적었는데, 그건 제가 드려보겠다고 드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문예창작과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딘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덧씌워지기는 했지만, 사실 글쓰기는 재밌고 흥겨운 경험이에요. 영화를 찍거나 웹툰을 그리거나 게임을 만들거나, 그 모두 다 이야기의 확장이고 그 근간에는 글이 있지요. 어떤 곳에서 누구와 글을 쓰시건, 여러분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글쓰기를 계속하실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