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TIP] 청강 웹소설창작전공 입시 실기 평가 기준은 이렇습니다!

2021 웹소설창작전공 신입생 기준, 실기고사를 본 학생들 가운데 혼자 실기를 준비했다는 비율이 86%로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이 시간에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교수님들이 입시 실기 심사 기준과 2021 입시 실기 우수작을 공개합니다. 지금 확인하세요!

반짝거리는 순발력을 바탕으로, 대사 위주의 짧은 상황극을 혹하게 잘 쓰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글을 완성할 수 있는 힘은 발상을 구체화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특히 장르적인 글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주도적인 행동을 통하여 전체 스토리 구조를 건설한다는 개념이 있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좋은 발상을 구조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보이느냐, 그것을 중심으로 판단한다.(전혜정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보통 실기 심사에서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발상이다. 발상, 발상, 발상! 다음으로는 그 발상을 뒷받침해주는 기획력을 본다. 사실 발상이 좋은 학생들은 자연스레 기획력도 보충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발상을 실현시킬 발상을 떠올리는 것이 기획력이니까.(홍석인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다. 별 이유 없이 등장하는 캐릭터도, 우연히 벌어지는 사건도 없다. 베테랑 작가의 작품일수록 그저 티가 나지 않을 뿐이다. 학생이 설정한 캐릭터와 사건이 유기적으로 결합했는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 노력이 보인다면 티가 좀 나도 서술이 어눌해도 괜찮다.(조희정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맛없는 요리를 만드는 학생을 가르쳐 맛있는 요리를 만들게 할 수는 있지만 요리를 싫어하고 칼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학생을 가르쳐 요리를 사랑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실기 심사를 할 때 가장 큰 기준은 웹소설을 평소에 꾸준히 읽고 좋아했으며 배우고 싶어하는가, 그것이 자신의 글에서 반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을 보기 위해 발상이나 연출, 기술적인 독특함은 고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클리셰에 가까운 보편성이 있고, 상업 웹소설, 특히 지금의 트랜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웹소설 실기준비의 왕도는 오로지 웹소설을 읽고 써보는 방법이 되도록.(이융희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2021학년도 수시 1차 웹소설창작전공 실기 우수작

주제어: 좀비(또는, 몬스터)

임동엽

먼 미래에 우리는 ‘언어’를 통제당했다. 세상의 의도는 순수했다. 언어로, 말로 상처받는 것이 아프고 괴로웠기에 상처 주는 말들을 없애고자 말들을, 언어들을 통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했던 의도는 마치 기계와도 같이 변해갔다. 언어로 괴로워지는 사람들은 없어졌지만, 언어를 통제당하면서 괴로워지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많은 예술이, 많은 말들이, 새로운 언어를 창조함으로써 아름다웠던 모든 것들이 잊혀지고, 사라져갔다. 언어의 질서를 지키고자 만든 시스템이 또 다른 언어들을 죽이자 수많은 말들을 만들어내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격렬하게 시스템에 반대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는 죽여도 죽지 않고 끝끝내 다시 살아난다고 하여 스스로를 ‘언어 좀비’라고 칭했다. 그렇게 세상은 언어의 질서를 지켜나가는 자 ‘질서’와 자신들의 언어를 되찾으려는 ‘좀비’들로 나뉘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해나갔다.

좀비들은 끊임없이 저항했다. 암암리에 언어를 음악으로 만들고, 그것을 노래하고 울부짖으며 자신들의 언어를 만들어나갔다. 대부분의 통신 수단이 질서에 의해 통제당하며 그저 대화로써, 직접 만남으로써 뜻을 이어나갔다. 그렇기에 ‘좀비’의 뜻에 찬성하는 이는 많아도 참여할 수 있는 이는 얼마 없었다. 그에 반해 ‘질서’는 그들이 통제하고 있는 권능을 이용하여 빠르게 뜻을 넓게 전했다. 그리고 그 권능들을 사용하여 좀비들을 하나하나 지워갔다. 누군가는 사회적 매장으로, 누군가는 법으로, 누군가는 암암리에 그리고 사라진 이들이 누구였는지도 알 수 없게 모든 기록들을 없앴다. 좀비들도 누군가 사라졌다라고는 깨닫지만 없어진 기록 탓에 그것이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모든 이의 기억에서 사라지면 존재할 수 없다고 누군가가 말했듯이 수가 적어져가는 좀비들은 이제 이기고 지는 문제보다 생존해나가는 것이 더 큰 숙제가 되었다. 그녀가 좀비들에게 나타나기 전까지 그저 살아가는 것이 더 급급했다.

그녀는 좀비와 동시에 과거, 없어졌던 말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질서’의 시스템이 바로 잡히기 전, 세상에는 아직까지 상처 주는 말이 나돌았다. 그리고 그녀는 떠도는 말에, 아픈 언어 때문에 스스로 기억을 끊었다. 흔히 우리의 뇌는 너무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기억을 끊어버리는데 그런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기억이 끊어진 그녀에게 통제되고 나서의 좀비의 언어는 너무 매력적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좀비가 되었고 키아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지칭했다. 본래 키아라는 언어는 그 의미가 살아있던 언어지만 역시나 시스템에 의해 사라져 지금은 “이런 언어가 있었다.”정도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언어다.

그렇게 키아가 ‘좀비’에 합류하고 살아있던 좀비들은 자신들의 노래들을 더 넓게 퍼트릴 준비를 했다. 그렇게 계획된 “뉴 오더”는 그들이 질서에게 반격할 최후이자 최고의 수단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약속된 날, 자유로운 언어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했어야 하는 키아는 ‘질서’의 눈을 피해있었다. 좀비들이 울부짖자 ‘질서’는 그들의 노래를 멈추었다. 좀비들의 외침은 하늘을 떠돌게 되었고 많았던 좀비들도 ‘질서’에게 죽어버렸다. 이제는 키아만이 좀비로 남아있었다. 그들의 울림도, 떨림도, 외침도 모두 키아의 손에 담겨있었다. 이제 키아는 그들의 노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의 언어가 아직 살아있고 좀비들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 아직 그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한줄 심사평

G : 주제어를 참신하게 장르적으로 소화하는 발상력, 혐오발언과 사이버불링 그 둘 사이에서 고민을 던져주는 시의성, 피해자를 생존자로 끌어올리는 설계에서 엿보이는 균형감.

H : 언어라는 테마를 좀비물이라고 하는 특수한 장르와 영리하게 엮어낸 수작.

P : 좀비라는 개념을 전유해서 새롭게 드러내는 방식이 인상깊었다. 좀비를 나누는 기준도 ‘언어’라는 명확한 틀이 있어서 세계를 구성하는데 통일감이 있고, 그 안에서 스토리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캐릭터도 명확하게 잡혀 있어 이야기를 끌고갈 발상이 좋다고 판단하였다.


2021학년도 수시2차 웹소설창작전공 우수작

주제어: 마지막 말

양지후

어학당 안에 외국인과 좀비들이 앉아 있었다. 아, 에, 이, 오, 우! 같이 해볼게요. 강사가 말했다. 으아이에으. 목청은 좋지만 발음이 안 되는 좀비의 목소리가 튀었다. 그 좀비의 이름은 대원이었다. 마침 수업이 끝났다. 강사는 대원을 한 번 노려보고 강의실을 나갔다. 대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옆 자리의 이름 모를 외국인은 유 캔 두 잇! 대원을 응원했다. 대원은 대답하려다 자신이 땡큐라고 말할 수 있을 리 없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내가 원어민인데… 대원은 마음속으로 말했다. 대원은 인간 시절 자신이 했을 마지막 말이 뭘까, 궁금해 하며 그리워했다.

작년 좀비사태 때 수 천 명의 피해자가 있었는데 대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좀비바이러스의 백신은 다행히 개발됐지만, 그 효능은 애매했다. 인간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 좀비긴 한데 공격성이 없고 사람을 물어뜯고 싶어 하지 않았다. 더 애매한 것이, 이성이 있었다. 단지 죽고 좀비로 부활할 때 인간 시절 기억이 사라졌다. 국가는 좀비들을 수용하고 직접 관리를 했다. 언어를 잃은 좀비에겐 교육을,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 좀비바이러스 조절을 제공했다.

대원은 보건소에서 주사를 맞고 도망치듯 좀비들만 모여 있는 노량진 공원으로 갔다. 보건소 직원들은 대기 중인 좀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것들 주사 맞히려고 세금 내는 줄 아나. 하필 대원이 들었다. 대원은 공원에 늘어져 동료 좀비와 함께 있으니 안정을 찾았다. 곧,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원이 주위 좀비를 따라 공원 중앙을 봤다. 희귀한 광경에 대원은 저도 모르게 으웨에, 소릴 냈다. 청년이 대원을 봤다. 오로지 대원만 봤다. 대원의 당황스러움은 어학당, 보건소에서 느낀 모욕이 떠올라 분노로 변했다. 좀비가 동물원 원숭인 줄 아나. 대원이 청년에게 겁주려 목청을 다듬는데, 청년이 대원에게 성큼성큼 다가웠다. 대원은 기겁해 뒤로 물러났지만 청년은 엄청난 압력으로 대원을 끌어안았다. 형. 청년은 대원을 알았다. 에? 대원은 이 청년이 누군지 몰랐다. 청년은 대원과 자신이 약속한 것이 있다며 대답을 재촉했다. 대원은 옆의 좀비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누구냐. 청년은 핸드폰을 꺼냈다. 인간 시절 대원과 청년이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이었다. 대원이 사진을 보고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데,

“형, 죽기 전에, 아니 좀비 되기 전에 나한테 그랬잖아요. 너무 급하고 힘들면 와라 내가 물어 줄게. 너, 고생 너무 많이 해… ”

대원은 손바닥을 쳤다. 내가 죽기 전에 한 말이 저거였구나! 청년은 대원과 자신이 노량진에서 공부하며 쌓은 추억을 말해줬다. 청년은 소매를 걷으며 대원 앞으로 내밀었다. 어서 무세요.

그러니까 지금 죽겠다고, 좀비가 되겠다고? 청년은 굳건했다. 대원은 전생처럼 떠오르는 인간 시절을 생각하며 청년의 탱탱한 살을 봤다. 대원 통역 담당 좀비가 말을 전했다. 살아라.

청년의 얼굴이 구겨졌다. 살아. 싫어요. 이 말을 다섯 번은 반복했다.

청년의 얼굴이 붉어졌다. 청년이 자신의 팔을 대원의 입에 쑤셔 넣었다. 대원은 헛구역질이 절로 나왔다. 앞날이 안 궁금하다고! 청년이 외쳤다.

대원은 청년에게 쫓겼다. 전생에 그딴 말을! 대원은 으에에! 하며 죽지 마, 하고 청년에게 말하듯 괴물 소릴 냈다. 노량진의 밤이었다. 한 좀비가 사람을 살리고 싶어 서럽게 달리는 광경이었다.

한줄 심사평

A : 청년시대 시의성의 최종판. ‘마지막 말’이라는 주제, 어학당, 노량진 고시원촌까지 이어지는 선명한 장치들이 곧 주제의식과 직결되는 놀라운 스킬. 거기에 좀비라는 장르성까지.

L : 영리하고 섬뜩하며 상냥하다. 2021년에 요구되는 덕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