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People] 청강 웹소설창작전공 기획자, 전혜정 교수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4월 풍경은 특별하다. 교문부터 시작되는 벚꽃의 환영. 벚나무 아래를 걷다가 졸업생을 꽤 배출했을 것 같은 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넨다. 일 년 중 며칠만 허락되는 풍경을 가로질러 웹소설창작전공을 기획하고 성장시킨 전혜정 교수를 만났다.

▪ 인터뷰 : 이현수 만화콘텐츠스쿨 웹툰만화콘텐츠전공 교수

청강의 봄 Ⓒ월간CKMC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시나리오 작가 겸 스토리텔링 연구자 전혜정입니다. 전공은 시각 디자인인데 꽤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저에 대해서는 제 개인 홈페이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웹소설창작전공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웹소설창작전공은 대중문학과 장르문학, 다양한 시나리오, 그리고 당연히 웹소설을 창작하는 법을 다루는 전공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웹소설이란 쉽게 말하면, 대중문학이 모바일 환경에 적응한 한 형태입니다. 종이책이 아닌, 스마트폰에서 최적화된 화면에서 거의 매일 연재되는 이야기 콘텐츠이죠. 대중 지향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 경향이 강하다 보니, 웹소설은 웹툰이나 드라마 등으로의 이식이 유리한 편입니다. 따라서 우리 전공도 이러한 콘텐츠 생태계의 자장을 감지하고 짚어나가게 됩니다.

기존 대학 제도권 내의 창작 커리큘럼은 주로 순수문학에 기반을 두어 있어서, 만화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같은 글쓰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 전공은 만화콘텐츠스쿨 내에 설치되는 세부 전공으로서, 본격적으로 웹소설, 만화 스토리, 장르문학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또한 이북출판, 플랫폼 연재, 만화/게임/애니메이션 산업체와 산학연을 맺고 있어서, 졸업 후 직접 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 작가로 데뷔할 길이 열려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웹소설창작전공을 신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웹소설 산업이 성장하면서,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간에 선순환하고 있던 생태계에 웹소설도 편입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영상화나 게임화에 원천콘텐츠가 될 수 있는 웹소설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여 산업적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대중의 기호를 연구하고 장르에 기반한 웹소설 창작 전공을 개설하려는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전공은 로맨스, 판타지, SF, 무협,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장르문학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 및 실습하려고 합니다.

웹소설창작전공 신설 때부터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설 당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대중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인터넷이 구축한 가상의 세계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현재, 인터넷 시대의 창작론에 근본적인 변화가 모색되는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통신소설 때부터 그 운동은 시작되었고,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제2의 지각 변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겠죠.

일단 저는 목표 자체는 뚜렷했습니다. 대중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있는, 인터넷과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글쓰기를 교육하여 사회와 함께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작가를 배출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걸 과연 대학이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웹소설이란 것을 가볍고 천박한 콘텐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던 상황에서 대학이 체통을 잃고 숟가락 걸친다는 얘기도 들었죠.

처음 걷는 길이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방금 위에서 말한 이유로 고생스러웠습니다.

대학이 잘 되는 산업에 숟가락 걸친다는 인식, 학원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 등이었죠. 일단 커리큘럼은 웹소설 학원과 다릅니다. 전반적인 대중문학, 장르문학, 실전 시나리오를 다루니까요.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순문학은 또 아니다 싶은 분들을 아우를 수 있는 커리큘럼입니다. 따라서 다른 대학의 문예창작학과와도, 웹소설만 다루는 학원과도 다릅니다.

또 어려운 점은 처음 학과를 만드는 거였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였습니다. 교육부 인가부터 시작해서 커리큘럼 개발까지, 해야 할 게 너무 많았죠.

교과과정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모든 과정을 다 설명하면 아까우니 중요한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장르 이해와 비평에 대한 과목

웹소설의 이해

장르문학 비평

헐리우드 장르 스터디

일본 서브컬처 스터디

장르 연구(로맨스, SF, 판타지, 무협,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다양한 지식과 소재 활용에 대한 과목

세계의 민속과 전승

전쟁사와 군사학

장르 고전 강독

장르 문학을 위한 과학 스터디

역사 속 캐릭터

실용(취업) 글쓰기 과목

문장과 어휘표현

이미지와 시나리오

드라마 창작 워크숍

게임 스토리텔링 실습

디지털 출판과 창업

작법에 대한 과목

캐릭터 심리학

플롯의 이해와 적용

웹소설 창작 실습

드디어 내년에 첫 졸업생들을 배출합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얘들아 진짜 취직도 잘되고 대박 작가가 되어서 학교에 특강 좀 와 줘 ㅜㅜ

본인 입으로 말하기에는 좀 낯간지러울 수 있는데(웃음), 웹소설과 신설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으면 자랑 좀 부탁합니다.

웹소설전공 홈페이지를 봐주시라!

webnovel.blog!

이야, 웹소설전공 홈페이지 주소 타이어보다 쉽다!

다른 학교와 비교해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웹소설창작전공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만화콘텐츠스쿨과의 연계

기존 대학 제도권 내의 창작 커리큘럼은 주로 순수문학에 기반을 두어 있어서, 만화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같은 글쓰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본 전공은 만화콘텐츠스쿨 내에 설치되는 세부 전공으로서, 본격적으로 웹소설, 만화 스토리, 장르문학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스쿨 내 협업 프로젝트인, 웹소설전공과 만화전공의 매칭 프로그램이야말로 본 스쿨에서만 경험해볼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이 될 것이다.

▶대중 및 새로운 매체에 친화적

대중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인터넷이 구축한 가상의 세계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현재, 인터넷 시대의 창작론에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다. 청강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은 대중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인터넷과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글쓰기를 교육하여 사회와 함께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작가로 길러내고자 한다.


▶문화계 전반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 가능

미래의 문화산업은 언론·출판·방송·교육·광고 등을 비롯한 문화계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해체와 결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산업을 견인하기 위해, 본 전공은 시대를 앞지르고 미래를 관통하는 비전을 갖춘 융복합형 창의 인재를 육성한다.

▶전문가 특강

웹소설 창작의 바탕이 되는 교양, 또는 전문 소재를 리서치하기에 유리한 다양한 전문 분야-법학, 범죄 및 수사, 의학, 공학 및 과학, 역사- 등등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특별 강연을 연다.

청강에 오면 좋은 점 중 하나를 소개한다면 무엇인가요?

많은 창작자가 대학에서 얻었던 것 중에 제일 좋은 걸 꼽으라고 한다면, 교육과정보다는 대부분 함께 할 동기들, 선후배들을 만난 걸 꼽습니다. 비슷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진출할 동료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강의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로맨스 작법 강의를 위해 레퍼런스로 제시한 영화를 설명하던 중, 한 남학생이 영화 속 남자주인공의 우유부단함에 분개하여 수업 중에 ‘현실적인 쓰레기 놈이에요!’라고 외친 적이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학생이 웃음을 터뜨렸던 에피소드입니다. 제가 그 에피소드가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로맨스 영화는 90년대에는 조금 어리석긴 하지만 그래도 상냥하고 다정한 남자주인공으로 유명했었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작법과 캐릭터의 역할이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긴 시간을 통틀어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여럿이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을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최근 들어 기억에 남는 학생을 말씀드리자면, 심화 과정을 이미 2년 전에 졸업한 학생이었는데, 개강 바로 전날 제가 있는 클럽하우스의 방까지 찾아 들어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간 학생입니다. 수업을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고 간 것이 고마워서 기억에 남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글을 읽고 쓰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영화 하나를 보더라도 분석과 비평하기를 좋아하는, 예비 창작자로서 자질을 갖추었는가를 봅니다. 또한 웹소설은 대중 콘텐츠가 인터넷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변화의 가치 그 자체를 상징하기 때문에, 웹이나 모바일, 그 이후에 등장할 새로운 매체에도 거부감 없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전문학부터 장르문학, 그 외의 많은 이야기 콘텐츠들을 편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열린 태도입니다.

웹소설창작전공 진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웹소설은 그냥 모바일로 읽는 가벼운 소설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이책으로 읽던 문학의 시대가 끝날 거라는 부정적인 신호도 아닙니다. 대중문학이 인터넷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변화의 가치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웹소설 작가로 데뷔한 후에도 그 형태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문학으로서 인간의 삶을 변주해가고자 하는 자세가 요구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태도,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 나아가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학교 강의 외에 재밌게 하시는 일은 어떤 것인가요?

최근 ‘문명 오딧세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서 각종 신화와 고대 문명사 등을 정리하는 중입니다. 수업에 썼던 내용과 관심사들을 아카이빙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클럽하우스에서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이라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발제하고 있는데, 이 발제문들도 ‘문명 오딧세이’ 사이트에 올리고 있습니다.

딱 한 작품만 추천할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을 추천하고 싶은가요?

이 질문 정말 괴로워하는데, 무인도에 딱 만화 한 작품만 가져갈 수 있다면 데츠카 오사무의 ‘불새’를 가져가겠습니다. 아직도 종종 보는데, 방대하고 집약적이고 재밌습니다. 이걸 무인도로 가져가서 웹소설 형식으로 리메이크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만화나 웹소설이 아니어도 된다면,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시리즈를 가져가겠습니다. 남은 평생 이것만 읽어도 될 만큼 방대하고 재미있습니다. 이걸 가져가서 중세 배경의 판타지 소설을 쓰겠습니다. 전체 30만 원가량의 비싼 책인데, 제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비싼 시리즈입니다. 집에 불났을 때 딱 한 작품만 챙길 수 있다면 이걸 챙겨야 가장 이득입니다. 혹시 읽어보실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문명과 야만을 넘나드는 인류의 정신 세계관을 이해하기에도 이 책만 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본 분들에게 마지막 인사 말씀 부탁합니다.

웹소설창작전공 대박 나서 부와 권력을 누리고 싶습니다. (실제로는 못 누림)

아무튼 정신승리로라도 누리고 싶으니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