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창작 특강] 장르에서 해시태그로 – 장르 개념의 변화

요즘에는 장르 하나로 설명이 되지 않는 작품들이 무척 많아요. 그래서 장르라는 단어의 개념이나 용법이 기존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치즈인더트랩’이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같은 작품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치즈인더트랩’은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물로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그러면서도 치명적인 무언가를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의 정체를 쫓는 슬리러물의 공식이 섞인 명작이었죠. 그래서 ‘치즈인더트랩’은 댓글에 이 작품은 로맨스가 아니다. 이 작품은 스릴러도 아니다. ‘로맨스릴러’다라는 식으로 새로운 장르명을 붙여주기까지도 했어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같은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영화의 문법과 각종 기술자들이 모여 한탕 도둑질을 벌이는 하이스트 무비의 공식을 무척 잘 뒤섞은 작품이었어요.

이제는 여러 가지 장르를 한 작품 안에 녹여내는 기술이 다들 숙련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만드는 사람만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 역시도 그러한 문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문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고요. 이는 역시 방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장르의 역사가 깊어졌기 때문일 거라 생각을 합니다. 장르에서 합의한 화소를 바탕으로 창작을 한다고 했을 때 창작 방법이 원 패턴이면은 아무래도 금방 질리기 마련이겠죠. 그래서 작가들은 계속 합의한 화소의 개념을 보다 넓히기 시작합니다. 기존과는 다른 배경을 가져오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른 설정을 가져오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 패턴으로 장르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거였죠. 그 과정에서 이제는 더이상 하나의 장르로만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어떤 작품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지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장르라는 개념을 카테고리라고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 작품들의 집합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제 ‘장르라는 개념은 카테고리가 아니라 해시태그’라는 식으로 연구가 진행되고도 있죠. 카테고리나 해시태그는 모두 무언가를 분류하는 방식이긴 할 거예요. 하지만 해시태그에는 카테고리와는 다르게 무한하게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더 붙여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치즈인더트랩’을 예시로 다시 들어 볼까요 이 작품은 기존의 장르 구분에 따르면 로맨스 혹은 스릴러 둘 중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만 속하게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해시태그의 기준을 따른다, 해시태그의 구분을 따른다고 하면 ‘치즈인더트랩’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로맨스 #스릴러 #캔버스 #똑부러진_여자_주인공 #속이_검은_남자_주인공 등등, 이런 식으로 이제는 장르 개념이 해시태그 분류로 방식이 바뀌었다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장르문학이란 무엇인가’ | 홍석인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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