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MC Interview] 우리가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과 협업하는 이유 – 카카오페이지 이수현 팀장

국내 웹소설 시장은 지난 2013년 약 2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약 4,000억 원 규모로 5년 만에 20배 이상 급성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 웹소설 시장규모는 약 6,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웹소설 산업계의 팽창과 발전은 곧 웹소설 작가와 PD 등 웹콘텐츠 전문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2019년 국내 대학 최초로 웹소설창작전공을 개설하며 빠른 행보를 시작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은 명실상부한 웹툰 만화 교육계 최고의 명성에 이어 웹소설 및 웹콘텐츠 전문인력의 산실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유수의 웹소설 대형 플랫폼 사들과의 밀도 있는 네트워크와 현장 맞춤형 산학협력은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만의 특징이자 강점으로 손꼽힌다.

이달 CKMC Interview에서는 청강 웹소설창작전공과 2년째 긴밀한 산학협력을 유지해온 플랫폼으로 최근 카카오M과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공식 출범하며 연 매출 1조 원 규모, 8,500여 개 원천 스토리 IP를 보유한 콘텐츠 전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한 (구) 카카오페이지, (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이수현 노블사업그룹 일반도서팀장을 만나본다.

▪ 인터뷰 : 조희정(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이수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노블사업그룹 일반도서팀장 Ⓒ월간CKMC

안녕하세요. <월간 CKMC> 독자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페이지컴퍼니에서 일하는 이수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노블사업그룹에서 일반도서팀을 맡고 있고요, 현재 로맨스나 로맨스 판타지 류의 장르가 아닌 조금 더 확장된 장르, 이를테면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나 SF, 드라마 같은 웹소설류를 개발을 하고 책 탭 콘텐츠의 유통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까지 전천후로 총괄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첫 직장을 전자책 유통 회사에서 시작했고요, 그러다가 연재 시장에 관한 관심과 어떤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카카오페이지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웹콘텐츠업계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하루가 멀다 하고 플랫폼 인수합병, 지분투자, 글로벌 진출 소식이 들립니다. 이 가운데 웹툰·웹소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다들 뉴스에서 많이 보시겠지만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요. 또 다들 영화나 드라마 등의 또다른 매체를 통해서 웹툰이나 웹소설에 대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 두 가지가 가장 현재 시장에서 많이 회자가 되고 있는 주제이고 저희도 힘을 많이 쏟고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웹소설 독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 카카오페이지였습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르를 확장하고 계시는군요.

스토리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본질은 어쨌거나 대중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읽고 싶어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소설의 형태로도 전달을 하고 그림의 형식으로도 전달하지만 더 다양한 대중들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서 영상화 작업도 진행하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로컬라이징도 하는 것이죠.

출처 :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팀장님께선 2015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에 입사하셨는데요, 그 무렵부터 지금까지 웹소설 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목도하는 웹소설 시장의 변화에 대한 체감도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네, 정말 말 그대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시장의 상황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 작품이 정말 이 매출이 맞나, 정말 우리가 잘 해내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 같은 경우만 봐도 처음에는 10만 명, 20만 명이 보던 웹소설이었다면 웹소설이 나오고 나서 4년 뒤에 드라마가 나왔을 때 원작 웹소설을 보는 사람이 500만 가까이 늘어났어요. 그때 굉장히 많이 느꼈죠, 이제 웹소설을 보는 게 대중화가 많이 됐구나, 서비스가 많이 성장했구나.

마침 오늘 아침에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격돌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어요. 래디쉬와 왓패드에 이어 문피아까지, 양사가 그야말로 국내외 유력 웹소설 플랫폼들을 쓸어 담고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통합되는 추세도 맞는 것 같고요, 근데 또 그에 비해서 또 새로운 플랫폼이 생기거나 기성 플랫폼이 계속 분화하는 것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아요. 예컨대 카카오페이지 같은 경우는 이미 보도 기사로 나갔지만 무료 연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통합과 분화가 시장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는 상황 같아요.시장이 워낙 커지기도 했고 카카오페이지도 더 좋은 작품을 더 많은 작가분과 함께 발굴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할까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스테이지(stage)’라는 무료 연재 플랫폼을 생각하게 됐고 오랫동안 준비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어떤 그릇에 어떤 형태로 담아서 내보낼 것인가에 관한 총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전사적으로 고민을 하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카카오페이지가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과 협업하는 이유는” 🔊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과의 접점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죠.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지속적인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년에는 웹소설창작전공의 전공수업에서 청강대행정안전부카카오페이지의 3자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학생들이 재난 안전정책을 소관하고 있는 행안부와 소방청의 공무원 및 재난 안전 전문가,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PD 등 업계 전문가들의 교육을 통해 재난 웹소설을 창작했고 오는 6월 카카오페이지 연재를 앞둔 상황. 올해 1학기에는 웹소설 PD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전공 수업 커리큘럼을 웹소설창작전공과 공동 개발해서 운영 중이며, 2학기 수업에서는 대외비 신규 프로젝트 협력도 예정되어 있다.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빨리 발견하고 초기에 협업하고 투자하고 그런 과정들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세대가 고민하는 지점이 작품에서 어떻게 투영되는지도 알 수 있고 배울 수 있고요. 그런 취지에서 당연히 언제나 산학협력은 환영이에요. 이제는 점점 저보다 더 어린 Z세대를 비롯한 대중들이 웹소설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고 읽기에 대한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더 산학협력을 늘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많은 문예 창작 계열 대학 가운데 특히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만의 메리트가 있다고 보시나요?

아주 큰 메리트를 느끼고 있죠. 왜냐하면, 지금 연재 시장에 대해서 가장 많은 관심이 있는 예비작가들이 학생이고 웹소설창작전공이 그 부분에 맞춰서 특화된 교육이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하기 때문이에요. 실제 작가 데뷔를 준비할 때 낯설지 않은 감각으로 수월하게 데뷔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면서 수업이 진행되니까 훨씬 더 좋은 점이 많죠. 카카오페이지가 가장 잘해왔던 게 연재 시장에서 ‘노블코믹’이라는 장르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점인데요, 그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웹툰으로까지 만들 수 있는 웹소설을 창작하고 배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 생각해요.

만화콘텐츠스쿨 내에는 웹툰만화창작전공, 웹소설창작전공 이렇게 두 개의 전공이 있는데요, 말씀대로라면 저희 학생들이 웹소설과 웹툰 만화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전공 수업이나 프로젝트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도움이 되겠네요?

네, 저는 확실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쓰는 소설이 글로써도 아주 재미있고 명확하게 독자들한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차 창작물로 만화가 제작됐을 때 주인공들이 어떻게 대사를 할 거고 어떤 장면이 다음에 펼쳐질지를 염두에 두면서 쓰다 보면 장면의 묘사나 글에 디테일과 생동감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웹툰과 웹소설을 같이 좀 알고 배우고 경험해두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가져갈 생각이신가요?

당연하죠. 시장이 점점 커지고 영역이 전문화되다 보니까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을 가진 예비 작가님들을 만날 좋은 기회는 물론이고, 나아가 좋은 웹소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문 PD 양성, 글로벌 진출을 위해 현지화 과정에 필요한 번역가 등 점점 더 웹콘텐츠 시장에 필요한 직군이 다양해지고 있고 전문성을 요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인재를 함께 양성하고 만날 기회를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아주 커요.

이야기 나온 김에 웹소설 PD 직종도 살짝 짚고 넘어가죠. 이번에 웹소설 PD 양성을 목표로 청강대 교수진과 카카오페이지 장르별 웹소설 PD 군이 웹소설창작전공 3학년 1학기 전공 수업인 디지털 출판과 창업커리큘럼을 공동 개발했습니다. 업계에서 웹소설 작가 이외 웹소설 PD의 수요는 어떤가요?

웹소설 PD는 개발자 같은 전문 직군이라고 이미 저희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근데 시장의 성장 속도와 비교해서 장르별 전문 PD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에요. 웹소설 PD라는 직업에 대해서 정말 잘 모르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이 웹소설 PD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어떤 이해가 있어야 하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사실 그것부터 거리를 좁혀나가는 게 우선 해야할 일 같아요. 그래서 이번 수업 커리큘럼 공동개발에 있어 그 점에 포커싱을 많이 뒀고, 저희가 현업에서 고민하는 것들을 나눌 수 있어 의미가 커요.

웹소설 시장이 몇 년간 굉장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이제는 이 추세가 계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웹소설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까요?

여전히 잠재력이 큰 시장인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국내에서 이 웹소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기준으로 성공 가능성을 가늠했다면 지금은 전 세계를 무대로 두고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을 얼마나 더 많은 전세계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또 이 웹소설에 기반한 2차 산업물들이 있잖아요. 만화나 영상이 또 얼마나 뻗어갈 수 있을지 아직 많은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웹툰이 픽코마 같은 해외 플랫폼 유통을 위해 로컬라이징 될 때는 그 나라의 정서에 맞춘 대사 번역이나 타이틀의 변경도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섬세한 과정들을 각 전문가들이 로컬라이징 해서 내보내고 있어서 웹소설도 그런 것들이 많이 필요하고 시도될 것 같아요. 웹소설의 글로벌화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고, 확실히 웹소설을 쉽게 앱과 웹을 통해서 소비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된 것 같아요.

얼마 전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미국 드라마 제작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해당 웹툰의 원천 스토리는 웹소설이고, 디앤씨미디어와 카카오가 공동 IP를 가진 작품인데 부가수익이 엄청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나혼랩’이 지금처럼 전세계적인 반응이 오기 전, 그러니까 국내에서 한창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재작년 즈음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출장을 갔었거든요. 당시 디앤씨미디어 담당자 분들과 같이 부스에 있었는데 ‘나 혼자만 레벨업’ 만화책을 구하기 위해서 독일에 있는 10대 친구들이 도서전에 엄청나게 온 거예요. 그리고는 만화책을 사갈 수는 없는지 문의를 정말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당시 각국의 바이어들이 ‘나는 이 작품 계약 못 하면 나의 나라에 돌아갈 수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그래서 2년 전에 이미 직감했던 것 같아요. 이건 정말 글로벌에서 대단한 작품이 될 수 있겠다고요.

스토리 기획자이자 웹소설 PD의 눈으로 보셨을 때 어떤 코드를 담은 작품이 해외 독자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을까요?

캐릭터의 보편성인 것 같아요. 이 캐릭터가 어떤 고난을 겪고 있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 성장해내고 있는지요. 특정 나라의 정서나 이런 것과는 구애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세지를 가졌지만 흥미로운 설정의 이야기들 있잖아요 그런 포인트가 있는 작품이 가장 글로벌리하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위기에 닥친 캐릭터가 뭔가를 해냈을 때, 이겨냈을 때 사람들이 함께 느끼는 통쾌함이나 감동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보편적 정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총괄하고 계신 카카오페이지 탭에서도 글로벌화를 염두에 둔 작품을 기획하시나요?

일반도서팀에서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영 어덜트(young adult)’거든요 북미 시장에서는 사실 이미 원래도 큰 시장이었고, ‘해리 포터(Harry Potter)’나 ‘메이즈 러너(Maze Runner)’나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잘 됐던 ‘에놀라 홈즈(Enola Holmes)’ 같은 이야기도 사실은 영 어덜트에 속하거든요. 그래서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캐릭터의 모험과 성장에 기반한 이야기들을 일반도서 팀에서 좀 더 집중하고 발굴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창비’라는 전통적인 출판 CP사와 함께 영 어덜트 소설을 발굴하는 공모전도 2년째 진행하고 있어요.

팀장님을 몇 년간 지켜보면서 장르의 확장성에 꾸준하게 고민하고 계신다고 느꼈어요. ‘추미스 공모전등 웹소설 플랫폼으로선 유의미한 시도도 많이 해오셨고요. 지금까지의 성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올해에 아마 선보일 것 같은데요,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웹소설 장르 자체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지가 유일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했고 개발과정에도 엄청 깊이 팀에서 관여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 최초로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노블코믹’이 나올 거예요. 장르 특성상 영상화에 대한 외부의 제안이 많아서 아마 영상으로도 머지않아 제작되어 나올 것 같고요. 사람들의 취향은 너무나 다양하고 종이책이 됐든 아니면 웹소설이 됐든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내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보고싶어하는 욕구는 너무나 자연스럽잖아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장르의 확장이 자연스럽고 필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우리 재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춰 갖추어 나아가야 할 역량에 대해 조언 부탁드릴게요. 우선 MD나 웹소설 PD 혹은 편집자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MD에겐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까?’라는 질문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시장을 보는 감각이요. ‘저 플랫폼에서는 왜 저 작품들이 상위 랭킹에 있지? 저 플랫폼에서는 독자들이 어떤 이유로 저런 작품을 보지?’ 등을 생각해보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걸 개인의 감상평이 아닌 객관적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요. 웹소설 PD는 당연히 시장의 트렌드를 보기도 해야 하지만 결국에는 작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해요. 어떤 일이든 아마 비슷한 부분일 것 같은데 작품을 많이 읽어보시는 건 두 직군에서 공통으로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고요.

그럼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 역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글을 꾸준하게 많이 써보시면 좋겠어요. 지금 카카오페이지에 상위 랭킹된 작가님의 면면을 보면 결국엔 꾸준함인 것 같아요. 성실함, 꾸준함. 매일 거의 웹소설 1화 이상이요. 한 화라고 치면 원고지로 거의 30매에 가까운 분량인데요, 그 분량을 약속된 연재시간에 맞춰 매일 연재하시는 작가님들이 계시거든요. 그건 엄청난 집중력과 성실함이 없으면 해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성실함과 꾸준함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분들도 당연히 있어요. 근데 저는 웹소설을 잘 쓰는 건 후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분들을 저희는 많이 봐왔고요.변화와 성장이랄까요. 작가님들이 첫 작품을 써서 완결하고, 또 그다음 작품을 써나가면서 변화하는 지점이 보이잖아요. 또 그런 부분들을 독자분들이 발견하면서 함께 기쁨을 느끼는 경우도 되게 많고요.

마지막으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귀한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지금 왜 이렇게 글을 못 쓰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 왜 빨리 나는 성공하는 작가가 될 수 없지?’ 이런 의심이 계속 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계속 꾸준히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반드시 그 애씀을 알아주는 독자와 플랫폼이 있을 거예요. 자신을 믿으시고 꾸준히 잘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인터뷰는 팟빵 ‘조교수의 인터뷰 파워’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