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웹소과 회귀자(ㅋㅋ)라고 불리는 19학번 신지민이라고 합니다! 회귀자라는 별명은 동기들이 지어준것인데요, 제가 하는 행동이나 언행이 인생 2회차 같다고 해서 만들어진 별명입니다. 정말 웹소과 다운 별명이죠?
Q. “나는 어떤 사람이다”
저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제 입으로 말하긴 좀 부끄러운데…ㅎㅎ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이름만 알고 지냈던 친구가 롤링페이퍼에 ‘지민이 너는 뭐든지 열심히 하니까 뭘 하든 성공할거야’ 라고 써준 걸 본 이후로 자신감이 생겨서 스스로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성장과정 중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 동생, 저 이렇게 4명이서 9박 10일로 갔었는데 6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고통과 즐거움은 정말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건 여담인데 나중에 결혼할 사람이 생긴다면 같이 가보고 싶어요. 인간의 밑바닥을 볼 수 있거든요…ㅎㅎ

Q. 왜 작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나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 역시 ‘나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처음 그 생각을 들게 한 건 중학교 2학년때 읽었던 ‘슬램덩크’ 였습니다. 여주 소연이의 마음을 얻겠다는 세속적 목적을 가지고 농구부에 들어간 양아치 백호가 라이벌 서태웅을 만나고, 같은 팀 선배들의 농구에 대한 절실한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성장하고 진정한 ‘바스켓 보이’가 되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린 저에겐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백호와 태웅이가 처음으로 한 페어플레이를 성공하고 하이파이브를 했던 장면은… 저를 처음으로 ‘헉’하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Q. 사전 인터뷰에서 “저 다운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신지민 다운 이야기’ 일까요?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가…ㅎㅎ 아닐까요. 사실 저는 웃긴 이야기보단 진지한 이야기, 눈물 나는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대표작들은 대개 그런 이야기들이 주를 차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항상… 이야기를 쓰면 웃기고 시끄러워지더라고요. 입으로는 거부하면서 몸은 솔직한 거죠. 개그가 쓰기 싫어서 진지, 우울을 빨아봐도 결국 개그로 돌아가더라고요. 특히 BL은 개그로 흥한 장르가 상당히 드물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지만… 이 세상 어딘가엔 저 같은 독자들이 있고, 그들이 제 이야기를 사주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Q. 작가의 꿈을 키워가면서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강대를 처음 알게된건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전으로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만화 입시를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문제는 실력도 그닥 좋지 않은데다가, 재수를 할만큼 집안 사정이 여유가 있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인 요즘 시대에 가정 형편이 되지 않았던 저는 수시에 웹툰만화과와 웹소과를 동시에 넣었고 만화과를 광탈해 웹소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논술 시험을 많이 보다보니까 웹소과에 들어와 글쓰는게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야기를 쓴다는 데에서 웹소설과 만화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학과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Q. 현재 연재하거나 구상하고 있는 웹소설이 있나요?
현재 웹소창 수업에서 쓰고 있는 ‘먹고 살자고 하는 연애’(약칭 먹살연)이 있습니다! 여우같은 태오(공)와 곰 같은 슬기(수)가 투닥투닥 하는 BL 개그 소설입니다.
Q. BL 장르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뭔가요?
사실 저는 원래 로판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로맨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잘 팔리는 장르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과제를 할 때나 공모전을 준비할 때 로맨스 판타지를 쓰면 자꾸 막히고, 이야기가 안 풀리는 거예요. 그럴 때 항상 스토리 신내림을 받는 게 BL이었습니다. BL을 하겠다! 생각하며 스토리를 짜면 항상 괜찮고 안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가 많이 나오는 만화를 즐겨봤습니다. 쿠로코의 농구, 겁쟁이 페달, 우타프리, 등등… 제 몸에 축적되어있는 BL DNA가 발동하는 거 같아요… ㅎㅎ 그래서 BL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Q. BL 소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BL소설의 매력은 역시 ‘글빨’이죠! BL장르를 제외한 요즘 웹소설들을 보면, 묘사가 상당히 함축되어있다는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웹소설에서 잘생긴 남자가 나왔다, 하면 ‘눈부신 금발과 잘생긴 얼굴이 소년들을 매료시켰다.’ 정도면 끝이지만, BL에서는 3줄 이상 외모 묘사를 해도 독자들이 읽습니다. BL은 기존 웹 소설처럼 연재하는 방식보다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많아요. 1화가 아닌 1권을 사기 때문에 독자들의 인내심이 긴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문장을 웹 소설보다 길게 쳐도 되고, 그게 매력이 될 수 있습니다.
BL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이야기가 있지만, 역시 대표적인 클리셰는 후회공x짝사랑수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보통 이런 이야기의 시작은 쓰레기 공과 착한 수가 엮이면서 시작이 되는데요. 수는 공을 너무 사랑하고, 그 사실을 아는 공은 수를 마구 대합니다. 공의 진상 짓에 지친 수의 마음은 점점 떠나가게 되고… 수는 공을 사랑하는 마음을 접고 외딴 섬마을 혹은 시골로 떠납니다. 수가 떠나고 나서 그의 빈자리를 느낀 공은 과거에 자신이 했던 잘못을 뉘우치며 수에게 싹싹 빌고 매달립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수는 공을 사랑했으니… 결국 두 사람은 이어지고 행복해집니다.
이 이야기가 만약 남녀 로맨스였다면 작가는 쌍욕을 먹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쓰레기 짓을 한 남자가 다시 돌아와 사죄한다고 해서 받아준다? 한 번 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두 번도 쉽습니다. 데이트폭력 미화로도 비칠 수 있습니다. 여기서 BL의 장르적 특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BL은 모럴이 적거나 없어도 별 문제로 삼지 않습니다. BL 속 화자는 남자인 데 반해 소비층은 여성이기 때문에 몰입도나 당사자성이 적기 때문이죠. 물론 최근에는 독자들이 이 점을 지적하는 등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모럴이 없는 이야기가 강세이긴 합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Q. BL 소설이 음지에서 숨어 읽는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라 당당히 문학의 한 장르로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10년 전이었다면 대답을 망설였겠지만, 지금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1차 BL 소설 유통은 ‘성인동’이라는 음지 공간에서 주로 이루어졌어요. 가입이 까다롭고, 외부에 링크를 유출하다 걸리면 영구제명 당하는 방식의 상당히 폐쇄적인 유통 방식을 사용했죠. 아마 여기서 저는 처음으로 플미충이라는 단어를 배웠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최근 권당 5,000원으로 책정되어 E 북으로 출간된 모 소설 같은 경우에는, E 북 출간 이전엔 프리미엄가 권당 10만 원으로 전권을 사려면 70만 원을 지불하고 샀어야 했어요.
그런데 E 북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작가들이 하나둘 성인 동을 빠져나오게 되고, 이젠 당당하게 E 북 사이트에 BL이라는 장르가 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이 부분에서부터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야기’가 있고 ‘독자’가 있다면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김독자 같은 말이네요…) 따라서 BL도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디로 가야 BL 소설가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을 것 같아요.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에 와서 이런 고민들이 좀 해소되었나요?
그럼요. 특히 남상욱 교수님의 장르 연구(로맨스) 수업에서 BL 분야를 큰 부분을 할애해서 수업을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내용도 좋았습니다. BL 한정 꼰대 왕인 저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갓상욱!! 뭘 들고 가도 진지하게 받아 주시고 좋은 피드백 많이 주십니다. 특히 이융희 교수님의 피드백은 정말 놀랍습니다… 개떡같이 말씀드려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 교수님의 모습, 실제로 보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궁금하시죠? 웹소과에 오시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ㅎㅎ 또 저희 학교에 강연을 하러 오시는 작가님들이 입을 모아 하시는 이야기가 있는데 소설, 그것도 웹 소설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기들을 미리 만난 게 정말 부럽다고 하시더라고요.
Q.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입시 준비 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여러분…!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입시는 소재빨입니다… 남들과 조금만 다른 소재를 써도 눈에 확 띕니다. 짧은 시간내에 짧은 이야기를 써야하는 입시 특성상 교수님의 heart를 훔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영화를 많이 보고 뉴스도 많이 보고 소설도 많이 봐야합니다. 물론 뻔한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실기 당일에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평소의 절반도 힘을 못쓰고 시험장을 나올수도 있습니다. 그때 여러분이 봤던 게 도움이 될거에요. 그리고.. 공부를 절대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Q. 앞으로의 계획
일단 3학년까지 무사히 마치는게 목표입니다. 직업은 지금 전업 작가와 pd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단 많은 작품을 읽고 써야할거 같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너무 어려워요… 세후 월 1000…을 벌며 서울권 전세주택에 사는게 꿈입니다… 흐흐… 저는 집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나중에 돈을 왕창 벌어 멋진 집을 가지는게 꿈입니다. 좁아도 괜찮으니까 제 집을 가지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창작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끊임 없이 경험을 갈구해야 한다는 점 같습니다. 여행을 가고,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연애도 해보고, 게임도 하고… 와, 한 줄만 말했는데 벌써부터 쓸 만한 이야기가 넘쳐나지 않나요? 이 이야기에서 남들과 다른 나만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은 ‘디테일’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디테일’을 디벨롭시키는건 ‘경험’에서 올거에요. 그러니까 여러분! 저랑 같이 학교 다니는 동안 즐겁게 놀아요… 아좌잣!!(*)
- 인터뷰정리 : 조희정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교수(writingholic@c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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