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SF 하드보일드에 기대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수작으로, 보안관인 주인공이 부업으로 흥신소(!) 일을 겸하며 겪게 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가벼운 농담들이 어두운 세계관과 균형을 이루고 있고, 묵직한 주제의식이 매 에피소드마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얄팍한 통찰로 설교하려 하거나, 서투르게 갈등을 봉합하려 들지도 않는다. 때로는 인류 커뮤니티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한 듯한 작가의 시니컬함도 엿보이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 개별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이를 보상한다.
웹소설답게 전개가 빠른데 밀도도 높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쫀쫀한 구성도 노련하다. 여러 모로 SF 웹소설 역사에서 분수령이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